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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이비인후과학회 Korean Society of Otorhinolaryngology-Head and Neck Surgery

귀와 관련된 질환

귀에서 고름이 나와요.
이루란 외이도나 중이강(고막보다 안쪽의 소리를 전달하는 공간) 또는 그 주변의 병변에 의해 외이도를 통해 흘러나오는 분비물을 말합니다. 이루는 그 성질, 양, 기간 등으로 염증의 과정과 그 병이 얼마나 심한지 짐작할 수 있고, 또한 이루의 균배양검사, 현미경적 세포검사나 화학분석 등으로 질환의 예후 판정이나 치료에 도움을 주는 중요한 이비인후과 질환의 증상 중 하나입니다. 이루는 수성(물같은 액체), 장액성(묽은 액체), 점액성(끈끈한 액체), 농성(고름), 혈성(피같은 액체) 등 여러가지이며, 이들이 서로 혼합되어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루를 발생시키는 질환으로는 외이 질환과 중이 질환으로 크게 나눌 수 있습니다. 외이질환에는 급성 세균성 외이도염, 이절, 만성 외이도염과 진균성 외이도염 등이 있으며, 중이 질환에는 고막염, 급성중이염과 만성중이염등이 있습니다.
귀에 이물질(벌레, 콩알 등)이 들어갔어요.
외이도는 길이가 2.5 - 3cm 이면서 S 자 모양으로 되어 있습니다. 외측 1/3은 연골로 형성되어 있고, 내측 2/3는 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뼈와 연골이 만나는 부위는 외이도에서 가장 좁은 부위로서 이 부위를 넘어가면서 외이도의 바닥이 아래 방향으로 굽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이물질이 외이도의 좁은 부위 안쪽으로 들어가게 되면, 쉽게 밖으로 빠지기가 어렵습니다. 외이도에 들어가는 이물질로는 소아의 경우 콩, 구슬 같은 이물이 많습니다. 그 외에도 파리, 개미, 바퀴벌레 같은 생물체도 있습니다. 증상은 이물의 종류와 크기에 따라 무증상인 경우와 난청, 이폐쇄감, 동통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곤충 등의 생물체는 외이도내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심한 통증과 잡음을 유발하여 몹시 고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일단 이물질이 들어간 것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이비인후과로 찾아가서 확인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집에서 무리하게 이물을 제거하려고 시도하게 되면 외이도의 손상을 일으켜 이물의 제거를 더욱 어렵게 할 수 있습니다. 이비인후과에서 이물의 제거는 작은 무생물의 경우는 간단히 제거할 수 있지만, 소아의 경우에는 전신마취하에서 제거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곤충 같은 생물체는 알코올이나 올리브유 같은 기름을 외이도에 주입하여 생물체를 죽인 후 제거하게 됩니다.
귀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요.
이명이란 외부 음원의 자극과는 관계없이 한쪽 또는 양쪽 귀에서 소리가 난다고 호소하는 증상으로 여러 가지 질환의 초기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러나 일과성으로 나타나는 이명증은 90% 이상의 사람이 일생 동안 한 번은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명증이 장기간 지속되며 이명증상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은 심리적으로 불안해지고, 생활을 영위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을 받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명을 호소하는 환자들에 대한 적절한 진단과 함께 치료가 요구된다고 하겠습니다.
이명은 발생원인에 따라 청각계에서 발생되는 이명과 청각계 주변부에서 발생되는 이명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청각계에서 발생되는 이명은 이명의 성질에 따라 원인질환이 다릅니다. 외이도의 귀지 및 이물, 외상성 고막천공, 삼출성중이염 등에서는 저음의 간헐적 이명이 나타나고, 급성중이염인 경우에는 박동성 이명이 나타나게 됩니다. 소음성 난청이나 노인성 난청, 돌발성 난청, 이독성 난청, 외상성 난청, 메니에르질환, 이경화증 등에서는 지속적이며 고음의 이명이 나타납니다. 또한 청신경종에서도 일측성 이명과 청력소실이 주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청각계 주변부에서 발생되는 이명의 원인으로는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질환, 혈관기형, 혈관성 종양, 빈혈, 갑상선 질환, 당뇨와 근육경련, 턱관절이나 목뼈의 이상 등이 있습니다.
이명이 있는 환자들은 원인질환을 확인하기 위하여 정확한 병력조사, 고막소견 및 청력검사, 뇌간유발반응검사, x-ray검사(CT, MRI) 등을 실시합니다. 이명의 치료는 원인질환이 있는 경우 이에 대한 치료를 시행하고, 그 외의 경우 보존적인 치료나 차폐를 이용한 이명차단법을 시행하는 등 여러가지 방법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심리적인 안정을 취하는 것이 이명을 줄일 수 있는 방법임을 주지하여야 하겠습니다.
유아가 외부 소리에 대해 반응이 둔한 것 같아요.
영유아기의 아이가 큰 소리에 반응(놀란다, 움직인다, 울다)이 없거나 소리를 흉내내지 못하는 경우에는 아이가 난청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반드시 아이의 고막상태와 청력상태를 검사해야 합니다. 가장 먼저 삼출성중이염이나 귀지에 의한 외이도의 폐색 등을 감별하여야 하며 외이도나 중이에 아무 이상이 없는 경우에는 선천성 난청을 감별하기 위해 청력검사와 방사선학적인 검사(CT, MRI) 등을 시행하게 됩니다. 영유아기 난청의 원인은 선천성의 내이질환, 선천성 외이도 폐색증이나 이소골 기형, 임신 중 산모가 풍진 등의 바이러스 감염되었거나 알코올 중독증이 있었던 경우, 분만시 손상이나 신생아 황달, 신생아기 뇌막염, 이독성 항생제의 장기간 사용 등의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선천성 난청의 조기진단은 매우 중요합니다. 조기진단이 늦어져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되면 언어발달에 지장을 주게 됩니다. 따라서 아이가 태어나게 되면 반드시 아이의 청력소실의 유무를 확인하여야 하겠습니다. 난청에 대한 치료는 난청의 원인질환에 대한 치료를 하며, 필요시에는 보청기나 인공와우이식술을 통해서 조기 재활프로그램이 필요하겠습니다.
소리가 안들려요 - 난청
소리는 에너지가 공기 입자의 진동을 타고 퍼지는 것입니다. 소리는 수면에 돌을 던졌을 때 물결이 퍼지는 것처럼 공기 중에서 퍼져 나갑니다. 소리의 진동은 귓바퀴에서 모아져서 외이도를 따라 고막에 전달됩니다. 귓바퀴는 소리가 나는 방향을 구분하는 데 기여하고 고주파 음에 대해 증폭시켜 줍니다. 외이도는 소리를 고막까지 전달하는 구조로 특히 2-3KHz의 소리를 증폭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난청은 이렇게 소리가 전달되거나 변환되는 복잡한 과정 중 어느 한 곳이 망가져서 생깁니다. 우리나라의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으나 의료선진국의 경우 중증의 감음성 난청 (양측 귀의 순음 평균 역치가 60dB 이상인 경우)의 유병율은 유소아의 0.1-0.2%라고 합니다. 대개 12개월 이내에 난청을 진단하여 적절한 조치를 시작하는 경우가 그 이후에 난청을 진단 받을 경우보다 훨씬 경과가 좋습니다. 그러므로 난청이 의심되는 유소아의 청각검사는 빠를수록 좋으며, 일찍 진찰하여 조기에 대처해야 합니다.
난청은 크게 전음성 난청과 감음성 난청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귀의 구조는 크게 외이와 중이, 내이로 구별할 수 있는데 소리를 감지하는 와우의 감각세포 및 청각신경은 내이에 속해있고, 외이와 중이는 주변의 소리를 내이까지 효율적으로 전달하여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따라서 내이의 질환인 경우에는 감음성 난청을 일으키게 되고, 외이나 중이의 질환은 소리의 전달을 방해하는 전음성 난청을 일으키게 된다.
전음성 난청을 일으키는 질환은 다음과 같다. 외이도 질환에는 선천성 외이도 폐색증과 외이도염, 외이도 종물 및 귀지가 외이도내에 가득 차있는 경우 등이 있다. 중이질환에는 고막염, 급성중이도염, 삼출성중이염, 만성중이염의 염증성질환과 선천성 중이기형, 이경화증, 중이강을 침범하는 종양 등이 있다. 감음성 난청을 일으키는 내이질환에는 선천성 내이기형 및 감염에 의한 선천성 감음성 난청 및 미로염, 청신경종, 소음성 난청, 외상에 의한 전음성 난청, 노인성 난청, 약물에 의한 이독성 난청, 메니에르질환 등이 있다.
따라서 난청을 호소하는 환자들은 반드시 이비인후과를 방문하여 난청을 일으키는 원인질환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인질환을 밝히지 못하는 경우도 많으나, 원인질환이 밝혀지면 그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대부분의 전음성 난청은 내과적 치료나 수술적 치료를 통해서 청력의 호전이 가능하다. 그러나 감음성 난청인 경우에는 전문의의 조언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받아야 한다.
귀가 가려워요.
외이도는 뼈와 연골위로 피부가 덮여 있다. 피부에는 분비샘과 모공으로 이루어져 있어 외이도의 산도를 조절하고, 라이소자임과 같은 단백분해효소를 분비하여 세균의 침범을 막기도 하며 귀지를 생성하여 귀를 청결하게 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이러한 외이도에 열이나 습도가 높은 경우, 외이도에 국소적으로 상처가 나거나 염기도가 높아지는 경우, 귀지가 없거나 노화현상으로 분비샘 등이 줄어드는 경우에는 염증이 생기기 쉽다. 귀에 염증이 생기기 시작하면 대개는 가려워지고 때로 염증이 심하게 되면 점점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외이도염은 크크게 급성 미만성 외이도염, 급성 국소성 외이도염, 만성 외이도염, 습진성 외이도염, 진균성 외이도염, 악성 외이도염으로 나눈다. 중이염이 있는 경우 이루가 나오면서 외이도벽을 자극하여 외이도염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 외이도염)
얼굴이 갑자기 마비됐어요.
안면신경은 표정에 관계되는 근육을 지배하는 신경으로서 안면신경의 마비가 오게 되면 정상쪽으로 얼굴이 돌아가게 됩니다. 가장 흔한 원인으로는 원인을 알지 못하는 특발성 안면신경마비(Bell's palsy)가 가장 많고, 심한 이통과 함께 외이도에 물집이 생긴 후 안면신경마비가 발생하는 Ramsay-Hunt 증후군, 안면신경을 침범하는 종양에 의한 안면신경마비 등이 있습니다. 또한 진주종성 만성중이염이나 술 후 합병증, 외상에 의해서 안면신경마비가 발생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안면신경마비가 발생된 경우에는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찾아가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것이 필요하며 그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 안면신경마비)
귀모양이 기형이고 귓구멍이 없어요.
선천성 외이도 폐색증입니다. 이 질환은 1만-2만 명에 1명 꼴로 태어나며, 일측성인 경우가 양측성인 경우보다 2배 정도 많고 남자가 여자에 비해 2배 정도 많이 발생합니다. 환자는 미용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청력소실이 동반되게 됩니다.
따라서 양측성인 경우는 청력소실로 인해 언어발달의 장애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 질환의 치료의 목적은 대개 수술을 시행하여 외이도를 재건하여 주고 청각을 회복시켜 주는데 있습니다. 선천성 외이도 폐색증의 수술을 고려할 때는 양측성의 여부, 측두골의 함기화 및 중이강의 발육상태 등에 따라 적응증을 결정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일측성이며 반대측 청력이 정상인 경우는 가능하면 수술을 성인이 될 때까지 늦추는 것이 안전하며 양측성일 경우에는 아이의 성장발달을 고려하여 5-6세 경 수술을 시행하며 수술 전까지는 보청기를 착용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술전 방사선학적 검사(CT)를 시행하여 중이내의 발달상태를 점검하여 수술후 청력호전의 예후를 가늠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소이증이나 다른 안면기형이 동반된 경우 성형외과의사와 함께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천정이 돌면서 어지럽고 구역질, 구토가 나요- 어지럼증

귀의 안쪽에 위치한 내이는 청각을 담당할 뿐만 아니라 평형감각도 담당하는 기관입니다. 내이 이외에도 신체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뇌와 시력, 체성감각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환자들은 어느 부분의 이상에 의해서 어지러움이 발생하는지 감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내이에 의한 어지러움과 중추(뇌)에 의한 어지러움을 감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겠습니다.
어지럼증은 누구나 평생 몇 번은 경험을 하는 것으로 차멀미나 배멀미 정도로 뒷목이 뻣뻣하고, 뱃속이 거북하고, 오심이나 구토를 하는 경우에서부터 가슴이 두근거리고 식은 땀이 나며, 불안하고 몸이 허공에 떠 있는 것 같고, 걸어갈 때 술취한 사람처럼 몸이 비틀거리거나 중심을 잡을 수 없고, 심한 경우 내 몸이나 주위가 빙글빙글 돌아 눈을 뜰 수 없고 전혀 움직일 수도 없는 상황까지 되는 모든 증상을 말합니다. 이런 모든 증상은 일시적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혹은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건강한 사람은 자신이 평형을 유지하는 것을 너무나도 당연한 것으로 여깁니다. 해변에서 걷거나 인도나 차도를 따라 걸을 때 어떻게 걸어야 하는지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한밤중에 잠자리에서 일어나도 비틀거리거나 평형을 잃지 않고 집을 돌아다니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이러한 상황 뒤에는 다음의 다이어그램과 같은 복잡하고 매우 정밀한 시스템의 작동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경우는 인체의 평형기관에 자극을 주거나 병적인 현상이 발생하는 경우로 쉽게는 차멀미, 배멀미, 스트레스나 긴장성 어지럼증 등 생리적인 현상에 의한 경우가 있으며, 병적인 현상은 내이의 기능의 변화에 의해 생기는 것으로서 메니에르병, 양성발작성 체위변환성 어지럼증, 전정신경염과 그 외에 뇌종양, 뇌졸중, 신경장애 등이 있습니다.
어지럼증이 있을 때에는 어지럼증을 유발시킬 수 있는 원인 즉 과로, 흡연, 음주나 불면증 등의 여건을 모두 피하고, 고혈압의 조절 및 당뇨가 있는 경우 혈당 조절을 하며, 어지럼증이 있기 전부터 사용해 온 약물들의 사용을 중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지럼증이 있는 경우에는 우선 이것이 병적인 현상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생리적인 현상에 의한 것인지를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상의하셔야 합니다. 이를 감별진단하기 위해서는 평형기능검사를 시행하여 어지럼증의 원인을 찾게 됩니다.
어지러워서 병원을 찾을 때 시행하는 평형기능검사를 다른 말로 전정기능검사라고도 합니다. 이는 우리 몸의 평형을 유지하는데 기여하는 여러 기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입니다.
검사의 종류를 들자면 매우 다양한 검사들이 있지만 실제로 많이 사용되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검사에는 비디오안진검사(videonystagmography), 회전의자검사(rotation chair test), 동적자세검사(dynamic posturography) 등이 있습니다.
어지럼증으로 고생하는 환자의 대부분은 이것이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환은 아닐까 염려하여 심한 두려움과 초조함으로 괴로워하게 됩니다. 어지럼증은 대개 만성질환으로 증상의 재발이 자주 있고, 다시 회복하는데 오랜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어지럼증은 일부 특정 질환을 제외하면 치료가 가능하며, 반복되는 어지럼증으로 사회생활을 포기하여야 하는 심한 경우도 적절한 약물치료나 수술적인 치료 방법으로 정상적인 건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전정기능이 약화되어 전정재활치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정재활치료라 함은 어지러움을 겪고 평형능력에 문제가 있는 환자들을 운동요법을 통하여 증세를 감소시키고 일상생활에서의 평형능력을 강화시키는 치료입니다. 전정재활치료의 원리는 약화된 전정기능을 중추신경(뇌)에서 보상(compensation)하는 과정을 촉진시켜 증세를 빨리 없애고 평형능력을 증대시키며, 일상생활에서의 활동을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들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양성돌발성체위변환성 어지럼증
양성돌발성체위변환성 어지럼증은 내이의 특정한 부위, 즉 전정에 모여 있는 이석에 의해 생기는 어지러움입니다. 병의 특징은 병명에 설명되어 있듯이 돌발적으로 특정 체위 또는 자세에서 어지러움이 생기는 병입니다.
'양성'이란 말은 좋다는 뜻으로 병에 걸리면 좋다는 뜻이 아니라 사람을 오랫 동안 못살게 구는 병이 아니고 대개는 오래 가지 않고 쉽게 치료되는 병이라는 뜻입니다.
전정 안에 들어 있는 이석, 즉 돌가루가 여러 가지 이유로 떨어져 나와 반고리관 안에 들어감에 따라 증상이 생깁니다. 반고리관 안에는 원래 내림프라는 액체가 들어 있어 회전감각을 담당하는데 여기에 돌가루가 들어가면 원래의 기능과는 달리 중력이나 가속도에 따라 자극을 받게 됩니다.
이에 따라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나 고개를 돌릴 때, 앉은 상태에서 고개를 숙일 때 수 초에서 일 분 가량 지속되는 빙빙 도는 어지러움을 경험하게 됩니다. 증상이 심할 때는 메스꺼움, 구토도 동반되지만 머리를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증상이 좋아집니다.
어지러움이 유발되는 자세는 이석이 어느 반고리관으로 들어가는가에 따라 다양합니다. 세 개의 반고리관 중 가장 흔하게는 후반고리관으로 이석이 들어가는데 이 경우 잠자리에 눕거나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선반 위의 물건을 꺼내기 위해 고개를 쳐들 때, 바닥의 물건을 집으려고 고개를 숙일 때 어지러움이 생깁니다.
후반고리관에 이석이 잘 들어가는 이유는 사람이 고개를 세우거나 누운 자세에서 가장 아래쪽에 위치하기 때문입니다. 측반고리관에 이석이 들어가면 주로 잠자리에서 돌아누울 때 어지러움이 유발됩니다.
양성돌발성체위변환성 어지럼증의 치료는 과거 오랜 시간동안 여러 학자들에 의해 여러 가지 방법들이 소개되었습니다. 여러 방법이 시도되었다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확실한 한 가지 치료법이 없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한 동안은 자주 재발하거나 일반적인 치료로써 쉽게 치료되지 않는 경우에 수술적인 방법을 시행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양성돌발성체위변환성 어지럼증 환자에서 반고리관 안의 이석(돌가루)을 병변이 있는 반고리관에서 빼내는 일련의 자세 요법이 도입되어 큰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병이 있는 반고리관에 따라 약간씩 운동방법이 다르기는 하지만 가장 흔한 후반고리관 양성돌발성체위변환성 어지럼증의 경우 반고리관 결석 위치교정술(Epley maneuver)이 주로 사용됩니다. 이 방법은 몇 번의 치료로 90% 이상에서 증세가 호전됩니다.
2. 메니에르병
메니에르병은 어지러움, 이명, 귀가 먹먹한 느낌(이충만감), 청력감소 등을 특징으로 하는 내이 질환으로 이를 처음 기술한 프랑스 의사의 이름을 따서 메니에르병이라 명명하였습니다. 어지러움은 특별한 예고 없이 아무 때나 어떤 장소에서도 갑자기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사회생활을 하기가 어려운 경우도 있고 환자는 이에 대한 공포감을 갖게 됩니다.
메니에르병의 어지러움은 갑작스럽게 나타나므로 보통 '발작'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전형적인 어지러움 발작은 먼저 한쪽 또는 양쪽 귀가 꽉 찬 느낌이 오며, 때로는 청력손실이나 이명이 동반됩니다. 이후 심한 빙빙 도는 어지러움과 메스꺼움, 구토 등의 증상이 동반됩니다. 일부에서는 발작이 짧은 시간동안 여러 번에 걸쳐 일어나기도 하고, 일부에서는 수주나 수개월 또는 수년에 한 번씩 어지러움 발작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어지러움 발작 사이의 기간 동안에는 대개 특별한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어지러움과 이명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메니에르병은 약 75 %의 환자들에서는 한쪽 귀에만 생기나 25 % 에서는 양측 귀에 생깁니다. 메니에르병이 생긴 귀는 어지러움 발작이 반복되며 점차 청력손실이 진행됩니다.
메니에르병이 일어나는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메니에르병의 조직학적인 병명은 특발성 내림프수종(idiopathic endolymphatic hydrops)이라 하는데, 여기서 '특발성'이란 '원인을 알 수 없다'란 뜻입니다. 어떤 원인이든 결과적으로 내림프의 압력이 높아지고 이에 따른 변화가 나타납니다.
내이의 내림프액 공간은 평형을 담당하는 전정기관과 청각을 담당하는 와우(달팽이관)가 서로 통해져 있으므로 내림프에서 생긴 변화는 청력과 평형에 모두 영향을 미칩니다.
3. 전정신경염
전정신경염은 갑작스럽게 한쪽 귀의 전정기관을 담당하는 전정신경의 기능이 일부 또는 완전히 없어지는 병입니다. 어지러움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 중 양성돌발성체위변환성어지럼증 다음으로 많은 질환으로 꽤 많이 생기는 편입니다.
대개 바이러스가 원인이라고 추정하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여러 가지 있습니다. 대개 바이러스가 횡행하는 계절에 많이 발생하고 반 수 이상에서는 어지러움이 나타나기 전에 감기를 심하게 앓은 경력을 가집니다.
일부에서는 내이나 전정신경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힘에 따라 생기는 혈액순환 부전을 원인으로 보기도 합니다.
대개 아침에 눈을 뜨며 또는 새벽에 어지러워서 잠을 깨며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한 어지러움이 최소한 하루 이상 지속되며 구토가 생기고 식은땀도 흘립니다. 앉거나 일어서면 몸이 자꾸 한쪽으로 기울어지거나 넘어집니다. 대개는 넘어지려고 하는 쪽의 귀에 전정신경염이 생긴 것입니다. 처음에는 죽을 것 같이 심한 어지러움이지만 하루하루 지나며 조금씩 덜해집니다.
전정신경염을 치료하는 사람은 약간 역설적으로 말하면 의사가 아니라 환자 자신입니다. 중추신경계는 전정신경염으로 한쪽 전정기능이 없어진 것을 발견하고 특유의 보상 작용을 가동시킵니다.
전정기능의 보상이라 함은 어떤 이유로 균형이 깨진 상태를 다시 균형이 되도록 맞추는 것입니다.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의 역할은 초기 증상이 심할 때 증상을 완화시키는 약물을 투여하고 이 시기가 지나면 되도록 많이 움직이게 하여 전정기능의 보상을 촉진시키는 것입니다.
4. 편두통과 어지러움
편두통은 뇌혈관의 급격한 수축에 따라오는 반사적인 확장에 의하여 시각장애 등의 중추신경계의 전조증상과 뒤따라오는 격렬한 두통이 특징인 질환입니다. 편두통은 성인 여성의 10-20%, 성인 남성의 5-10%가 가지고 있는 매우 흔한 병입니다. 병의 발병에 있어 유전적 소인이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편두통을 유난히 심하게 앓는 가족이 많이 있습니다.
편두통은 두통이 오기 전에 나타나는 증상(전조)의 유무에 따라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는데, 이중 전조가 없는 편두통이 더 흔하며 전조가 동반되는 편두통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전조 증상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는데 갑자기 눈앞의 시야가 보이지 않거나 체크무늬처럼 보이는 등 시각증상이 가장 흔합니다. 이외에도 얼굴이 저리거나 느낌이 이상해지고, 발음이 어려워지며, 어지러움, 이명, 청력손실, 보행장애, 물체가 두 개로 보임, 팔다리가 마비되는 것 같은 느낌 등의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편두통 환자에서 나타나는 어지러움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되는데, 한 두 시간 이내의 짧은 기간 비교적 심하게 나타나는 어지럼증과 평상시에도 지속되는 심하지 않은 어지럼증이 있습니다.
발작적으로 나타나는 격렬한 어지러움은 환자를 가장 심하게 괴롭히는 증상으로 그 빈도는 하루에 수 회, 또는 한 달에 한 번, 1년에 몇 번 등의 다양한 간격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어지러움 발작의 지속시간도 일정하지 않아 수 초에서 수 시간, 수 일 까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편두통성 어지러움에 대한 치료는 편두통 발작의 초기에 혈관에 작용하는 여러 가지 약물을 선택하여 투여하는 것이 중요하며 또한 동반되는 어지러움 및 자율신경계 증세에 대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발작이 자주 반복되는 경우에는 예방적인 차원에서 약을 복용할 수도 있으며, 이외에도 발작을 유발하는 식이, 환경, 스트레스 등의 조절이 중요합니다.
편두통에 대한 투약 이전에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것들에는 규칙적인 수면과 식사, 스트레스의 감량, 유발요인(쵸콜렛, 치즈, 적포도주, 아스파탐 등)의 제거 등이 있으며, 이러한 방법은 안전하면서도 경우에 따라 매우 효과적인 치료가 됩니다.
두통이나 어지러움에 대한 약물복용의 문제점은, 일단 발작이 오면 위장관의 운동과 흡수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투약이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조용하고 어두운 곳에서 쉬며 아스피린, 타이레놀 등의 진통제를 투여하면 효과가 있습니다.
5. 노화와 어지러움
노인들의 활동력이 떨어지는 원인이 근력의 감퇴도 있지만 사실은 젊었을 때의 활력 있는 생활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충분한 평형능력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노화가 진행되면 우리 몸의 여러 기능이 떨어지는데 특히 평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기관이 큰 변화를 보입니다.
나이가 들면 전정기관에도 노화에 의한 변화가 발생합니다. 내이의 감각세포 숫자가 감소하고, 전정신경과 뇌간, 소뇌, 대뇌의 신경세포 수도 감소합니다. 이는 전정기관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를 부정확하게 하고 들어온 정보를 분석하는 능력도 감소시킵니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60대 이후에 현저해집니다.
나이가 들수록 평형을 유지하기 위하여 시각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됩니다. 그러나 노화에 따른 시각의 변화, 예를 들면 망막의 퇴행성 변화, 백내장 등은 평형유지를 매우 어렵게 합니다. 노화 자체도 문제지만 노인에서 많은 당뇨병은 감각을 둔화시키고 신경의 전달속도를 감소시켜 다리에서 올라오는 감각을 포함한 근골격계의 정보를 감소시키게 됩니다.
위와 같은 변화는 똑바로 서 있는 능력, 특히 움직이며 중심을 유지하는 능력을 감소시킵니다. 천천히 움직일 때보다는 빨리 움직일 때 빠르고 정확한 정보가 더욱 필요하게 되므로 노인에서는 빠르게 움직이기가 어렵습니다. 걸을 때 몸의 무게중심이 많이 흔들리게 되고 노인 본인도 걷거나 빠르게 움직이기 힘들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보폭이 좁아지며 양다리를 넓게 벌리고 걷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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