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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NTian June 2022 W-ENTian June 2022

이비인후과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이용한 임상적 활용 건양대병원 헬스케어 데이터사이언스 센터
박사후연구원 수학박사 정우철

인공지능, 빅데이터, 의료통계 같은 정보의학 분야는 저희 임상의에게 아직 생소한 면도 있지만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분야인 것 같습니다. 데이터 사이언스 및 정보의학 분야의 3회 연제를 준비하였는데 마지막으로 건양대병원 헬스케어 데이터사이언스 센터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하고 계시는 정우철 박사님을 모셨습니다. 현재 비과 교수님들과 PNS view를 판독하는 인공지능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서 실제적인 말씀을 해주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건양대병원 헬스케어 데이터사이언스 센터 박사후연구원 수학박사 정우철

들어가기 전에

필자는 수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예전부터 의료 분야에서 수학적 연구로 접근 가능한 것들에 관심이 많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어릴때 비염, 부비동염이 있어 집에서 식염수 세척을 하던 기억이 있어 코질환에 관심이 많은 편이었는데 현재 건양대병원 헬스케어 데이터사이언스 센터에서 부비동염 초기 진단을 위한 인공지능 연구를 담당해서 진행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의료 진단 분야는 아직 생소한 분야이지만 이비인후과 선생님들께서 앞으로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본 글에서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부비동 X-ray (PNS view)를 이용한 인공지능 연구에 대해서 잠시 소개 드리고, 인공지능을 이용한 임상적 활용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고민해보았던 내용들을 말씀드리고자 한다.

PNS view에서 GAN 모델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부비동염에 관심이 있어 PNS view를 이용한 인공지능 판독 연구를 담당하게 되었지만 기본적인 업무도 버거운 사회생활 초년생 시절에는 인공지능에 대하여 전적으로 공부하기는 쉽지 않았고, 인공지능 판독의 정확도도 현저하게 향상되지 않았다. 구 교수님(Google)을 향한 구애 끝에, 합성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는 GAN (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s)이라는 모델의 사용을 제안(?) 받아, GAN을 통한 인공지능 판독 성능 개선 결과의 논문들을 확인하였고 의외로 흥미로운 분야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실제 NVIDIA에서 개발된 GAN 모델은 가짜 얼굴을 현실 속 인물 사진처럼 고화질로 잘 생성하여 이미 공학,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다. GAN을 사용하여 합성 이미지를 잘 만들어 내려면 많은 원천데이터가 필요한데, 기초연구를 하는 인공지능 연구자나 개발자들은 의료 데이터에 접근 권한을 얻기 힘들기 때문에 의료분야에 GAN 관련 연구들은 많지 않은 실정이다.

필자의 경우에는 PNS view (Waters’ view)는 비교적 직관적이기 때문에 GAN 모델이 잘 적용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해당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유 교수님(Youtube)의 GAN 인공지능 강의로 공부하고만 하고 진도는 나가지 못하고 있던 차에, 실무 담당 연구원의 합류로 GAN 연구를 세팅하여 성공적인 GAN 학습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후 그렇게 작업한 합성 이미지들을 이비인후과 전문의인 김종엽 센터장님에게 보여드렸다. 고화질 합성 데이터 생성 모델 PGAN (Progressive growing GAN)[그림 1]을 학습하여 생성된 Waters’ view 이미지를 보고 말씀하셨던 것이 아직 기억에 남는다.

“전체적으로는 진짜 같아요. 그런데요 이 부분이 자연스럽지 않아 보이네요.”

생성 모델의 좋은 품질지표에도 불구하고 전문의의 높은 벽 앞에서 합성 이미지의 유효성은 불인정 되었다. 이후 좀더 세심하게 가다듬은 GAN 모델을 적용하였고 전문의들도 구별하기 힘들 정도의 합성 이미지를 대량으로 생성하는데 성공하였다.


[그림 1] Waters’ view 이미지에 대한 PGAN 학습 프로세스 개요

합성된 이미지는 개인정보 이슈에서 벗어나 여러가지 활용에 쓰일 수 있지만, 가장 큰 이점으로는 연구자 간 이미지 공유가 가능하여 효율적인 인공지능 개발에 도움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인공지능은 사람의 뇌를 모방하여 설계된 인공신경망을 깊게 구성하여 자체적으로 배우고 지능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컴퓨터 알고리즘이라고 할 수 있는데, 성능 좋은 인공지능 모델로 잘 학습하기 위해선 충분한 양의 데이터 구축이 필수적이다. 아무래도 PNS view에서 병변이 있는 많은 수의 실제 영상 이미지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GAN 모델로 합성 이미지를 생성한 후 인공지능을 학습시켜서 판독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PNS view에서 4가지(Normal, Mucosal thickness, Air-fluid level, Haziness) 카테고리로 판독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하는데 전문의가 수만장을 일일이 판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이때, GAN을 사용하여 양질의 합성 이미지를 대량으로 만들어서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면 인공지능의 판독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해당 연구는 정리해서 현재 의학 저널에 투고하여 revision 중인 상태이다.

인공지능의 임상적 활용과 연구 동향

흔히 인공지능을 임상에 활용한다고 하면 혁신적인 의료기기를 개발하여 기계가 의료진을 대체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기술적 한계가 있고 사람을 대체할 수 없는 의료적 특성이 있기 때문에 “환자를 위한 의료진 보조 역할”이라고 정의해야 할 것 같다.

최근 인공지능 연구 동향을 살펴보면, 인공지능의 임상적 활용은 의료진 판독 보조 및 반복 작업 지원 역할 정도까지 구현된 것으로 파악된다. 예를 들면, 의료기기를 통한 각 질환 진단 보조, 실시간 내시경 이상치 감지 및 알림 역할 정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비인후과적으로 방사선 영상, 내시경 등에 인공지능을 이용한 진단 연구가 활발하지는 않은데 이과, 비과, 두경부 모든 세부영역에서 앞으로 좋은 연구분야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

임상적 활용을 위한 인공지능 연구 환경

인공지능 연구를 위한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1. 연구 소통 네트워크 : 인공지능 연구자 및 개발자는 일반적으로 임상적 관점을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실제 임상의들과 충분한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임상적 활용에서 다소 동 떨어진 연구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의료분야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이 이루어져야 얻을 수 있는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임상적으로 의미가 없는 결과만 나온다면 의료 연구진과 인공지능 연구자의 의욕이 매우 저하될 수 있다. 연구를 진행하기 전에 충분한 교류를 갖고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2. 인공지능 개발을 위한 이비인후과 관련 데이터 확보 : 인공지능 학습을 위한 데이터 구축이 최우선이다. 현재 의료분야에는 supervised learning (지도 학습)을 기반으로 하여 인공지능 연구 및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학습시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하여는 다량의 라벨링 데이터가 필요하다. 라벨링은 보통 임상의의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데 PNS view를 예를 들자면 판독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렇게 라벨링하여 인공지능 학습을 위한 양질의 데이터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는 중요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오픈 소스 데이터를 이용해서 선행연구를 해볼 수도 있지만, 세부적인 연구를 위해서는 다기관에서 수집된 양질의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3. 효율적인 인공지능 모델 개발 : 인공지능 모델은 어느정도 경험이 있는 전문의가 판독하는 수준을 목표로 해야한다. 개발자들은 보통 오픈 소스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공유하는데, 전 세계 인공지능 개발 모델을 사용하고 튜닝하는 것이 가능하여 새로운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하는데 이용된다. 하지만, 이렇게 공유가 가능한 특징 때문에 한창 연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강력한 알고리즘이 개발되어 김 빠지게 되는 경우가 생기는게 현실이다. 인공지능 개발 속도는 매우 빠르기 때문에 관심 있는 인공지능 모델에 대한 최신 트렌드의 업데이트는 수시로 이루어져야 한다.

앞서 언급한 환경을 구축해 온 국내외 많은 병원과 연구소에서는 이미 임상적 활용을 위한 의료 인공지능 연구 및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인허가 받은 인공지능 의료기기 기업의 움직임도 서서히 보이기 시작하였다. 이비인후과 분야에서 인공지능의 임상적 활용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 개인적으로 의료기기 적용 및 인허가 등의 어려움이 있어 아직까지 임상적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임상적 활용을 위해서 해결해야 하는 몇 가지 한계점이 있다. 우선 인공지능은 실제 사람처럼 다양한 상황에서 대처하고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실제 환자에서, 심각한 환경에서의 적용은 어렵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데이터가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의료적 decision making에서 신뢰성이 확보되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밖에, 의료기기 인허가 및 법적 이슈, 산업화의 어려움 등이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여러 연구가 다방면으로 진행되고 있고 인공지능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하면서 의료 인공지능이 임상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된다. 다양한 전문가들이 소통하는 과정에서 임상적 방법과 인공지능 기술적 접근 방법 사이에 이견이 있을 수 있고, 인공지능의 기술적 한계, 법적 제한에 따른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충분한 교류와 추가 연구를 통하여 앞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글을 맺으며

기술 및 정책 등의 한계로 인공지능을 당장 임상에 활용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의료분야에서 인공지능 연구는 앞으로 점차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까지 의료분야 인공지능을 성공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사례 및 연구, 개발되는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를 종합하여 이비인후과적으로도 머지않아 다가올 인공지능의 임상적 활용에 대해서 준비하면 좋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마지막으로, 의료 이미지에 대한 인공지능을 연구하면서 임상적 활용에 대해 평소 고민해오던 내용들을 대한이비인후과학회 회원분들과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주신 이기일 교수님과 좋은 연구환경을 제공해주시고 항상 격려해주시는 김종엽 센터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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