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 질환에서 전신 약물치료는 혈관-내이 장벽으로 인하여 충분히 와우 내로 전달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1990년대부터 고실 내 약물 주입술이 고안되었고, 현재까지도 여러 내이 질환에서 이용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고실 내 스테로이드 주입술은 고막을 통하여 스테로이드를 고실 내에 직접 주입하는 방법으로 전신 스테로이드 부작용을 줄이면서 round window membrane을 통하여 약제를 확산시켜 내이에 도달하게 하는 방법이다.
스테로이드는 항염증 및 면역 억제의 효과로 와우와 청신경의 염증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돌발성 난청 환자에서 고실 내 스테로이드 주입술이 많이 시행된다. 스테로이드의 고실 내 투여는 ① 일차 치료로 단독으로 사용하는 경우, ② 일차 치료로 스테로이드 경구 투여한 후 실패하여 ‘salvage’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그리고 ③ 일차 치료로 스테로이드 경구 투여와 더불어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 외에도 고실 내 스테로이드 주입술은 Meniere’s disease의 vertigo 조절 목적으로, 그리고 급성 이명환자에서 이명 조절 목적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고실 내 스테로이드 주입술은 외래 환경에서 추가적인 부담 없이 다양한 내이 질환에서 어렵지 않게 시행할 수 있는 술기로, 준비과정, 시술 방법 및 주의 사항에 대하여 알기 쉽게 소개하고자 한다.
국소마취
마취 방법은 고막 환기관 삽입술과 같이 10% lidocaine spray, 1:10만 lidocaine-epinephrine 주사, Emla 크림 등이 사용될 수 있으며 저자의 경우에는 10% lidocaine spray를 적신 작은 cotton ball을 고막 바로 위에 접촉시키는 방법의 마취를 선호한다. 다음 환자를 진료하는 5-10분 정도의 시간 동안 반대측으로 귀를 기울이도록 하여 대기하며 충분한 마취가 이루어지도록 한다. 이 때, 마취액이 중이강 내로 들어가게 되는 경우 심한 어지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마취 전 고막 검진은 필수이다! 혹, 고막 환기관 삽입 상태 또는 고막천공 상태라면 마취 없이 주입술을 시행하도록 한다.
시술을 위한 준비물
고실 내 스테로이드 주입술을 위해서는 ear speculum, 1cc syringe, 25-26G spinal needle이 필요하다 (Fig. 1). 주로 microscope하에 진행되며, endoscope system이 더 익숙하다면 이 또한 가능하다.
스테로이드 약물의 종류는 methylprednisolone 또는 dexamethasone이 사용되며 흡수되는 약물의 농도 및 효과는 보고마다 다양하다. 단, 임상적으로는 methylprednisolone의 경우 투여 시 인후 및 이내의 작열감을 유발하므로 dexamethasone이 가장 널리 쓰이고 있다. 외국문헌을 보면 더 높은 농도의 dexamethasone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지만 국내에서는 5mg/mL (1cc/ample)만 시판되고 있다.
Fig. 1. 고실 내 스테로이드 주입술을 위한 준비물
상세한 술기방법
주사 횟수
고실 내 스테로이드 주입술은 AAO-HNS guideline으로는 약 2주에 걸쳐 총 4회까지의 주사를 권고하고 있으며2), 저자의 경우에는 2~3일 간격으로 총 4회 주입술을 시행하며 2회 정도 시행 후 청력검사를 시행하여 치료에 대한 반응을 평가하기도 한다.
부작용 및 주의사항
전신 부작용이 없는 안전한 술기이나, 어지럼을 유발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던 것과 같이 고막의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마취를 하면 마취액이 중이강 내로 흘러 들어가게 되는 경우에는 심한 어지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주의가 요구된다. 그 외에도 주사 약물의 온도에 의한 caloric vertigo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약물을 상온에 보관하고, 체온과 비슷하게 하여 주사하여야 어지럼을 방지할 수 있다. 그 외에도 고막 출혈, 영구적 고막천공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흔하게 발생하는 부작용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