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얼마전 대한비과학회에서 주최하는 젊은 비과의사를 위한 발전 워크샵에서 “비과관련 국제학술지와 투고 요령”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한 적이 있는데, 그 내용에 대한 글을 청허 받아 아직 경험이 많이 부족하지만 조금이나마 회원분들에게 도움이 되어 드리고자 본 칼럼을 기고하게 되었다.
국제학술지는 과거에는 SCI와 SCIE로 구분하였고, SCI는 서비스가 웹으로 제공되기 전 print와 CD-rom 버전에서부터 선정되었고, SCIE는 웹 서비스화 이후에 선정되었다는 점이 유일한 차이점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SCI 저널은 모두 SCIE에 포함되는 것으로 이해하여 SCI와 SCIE의 구분이 사라지고 SCIE로 통합이 되었다.
힘든 분석과 정리 과정을 거쳐 완성된 논문 원고는 정성스럽게 작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투고할 저널을 선정하는 것도 중요하며 주의를 요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교원 업적 및 승진을 위해 국제학술지 게재 업적이 중요해 지면서 저널의 impact factor (IF) 를 많이 고려하게 되었다. 특히 정부 연구과제 선정에서도 논문의 양 보다는 얼마나 높은 IF이고 양질의 논문인지 여부가 연구자 평가에 있어서 중요한 기준으로 여겨지고 있다.
저널은 그 내용에 따라 다양한 카테고리로 분류되고 있다. JCR 기준으로 현재 178개의 카테고리로 나뉘어 있으며 그 종류는 다음과 같다. 각 카테고리별로 해당되는 주제를 다루는 논문들이 속해 있으며, 저널이 다루는 범위에 따라서 여러 카테고리에 동시에 속하는 경우도 많다. 각 카테고리 내에서는 저널의 인지도에 따라 순위가 매겨져 있는데, 이비인후과 (otolaryngology) 카테고리에는 44개의 저널이 속해 있으며, 상위 25% 저널은 다음과 같다.
이 중 아래 4개 저널은 상위 10% 이내의 매우 우수한 저널로 분류되고 있다
이비인후과 저널은 독자층이 넓지는 않으므로 인용되는 횟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IF가 대부분 낮지만 최근에는 JAMA Otolaryngology-Head & Neck Surgery의 경우 비약적 상승으로 2020년 기준으로는 6점이 넘게 되었고, 대한이비인후과학회에서 발간하는 Clinical and Experimental Otorhinolaryngology의 경우도 상위 10% 안에 속하는 우수한 논문으로 발전하였다. JAMA Otolaryngology-Head & Neck Surgery의 경우 전향적 임상연구 논문이 실리는 경우가 많으며, International Forum of Allergy and Rhinology 혹은 Rhinology 저널은 비과 분야의 기초 실험 혹은 임상연구 내용을 주로 다루며, 수면 분야의 내용은 실리는 경우가 적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투고도 많이 되는 저널의 경우에는 자매지를 발간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만약 원래 투고한 논문의 내용이 아쉽게 실리지 못한 경우 자매지로 transfer를 해서 다시 리뷰를 받아볼 것인지 물어보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논문의 형식을 크게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재리뷰를 받아 볼 수 있어 번거로움을 덜 수 있고, 처음보다는 다소 긍정적 리뷰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러한 자매지는 신생 저널이어서 논문 게재료를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transfer를 결정하기 전에 심사숙소를 하는 것이 좋다. 이비인후과 카테고리 에서는 최근에 Laryngoscope 저널에서 자매지로 발간한 Laryngoscope Investigative Otolaryngology가 SCIE로 선정이 되어 현재 비교적 높은 랭킹에 올라가 있다.
저널 중에는 특정 영역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주제를 실어주는 저널들이 있으며, 이들은 multidisciplinary sciences 카테고리로 분류된다. 여기에 해당되는 저널은 너무나도 유명한 Nature, Science 등이 있으며, 상위 10%의 논문은 아래와 같다.
그 중 이비인후과 주제가 자주 실리는 저널로는 Nature 저널 자매지인 Scientific report 와 Public Library of Science (PLOS)에서 발행한 Plos one 저널이 있다. 이들 저널은 온라인으로 발간이 시작되어 초기에는 비교적 좋은 IF를 받았으나, 게재되는 논문이 많은 관계로 인용 횟수는 높지만 최근에는 IF가 다소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저널에 투고하기 전에 이러한 경향을 살펴보는 것도 해당 저널의 인지도를 파악하고 게재 여부를 결정하는 데 좋은 참고가 된다.
비과 영역에서는 알레르기 및 면역학과 관련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이들 카테고리에 속한 저널에 게재하는 경우도 많으며, allergy 카테고리의 상위 25% 저널은 아래와 같으며 추천되는 저널의 경우 스마일 이모티콘으로 표시해 보았다.
Immunology 카테고리로 분류되는 상위 10% 저널은 아래와 같으며, 최근에는 비과 영역의 좋은 연구결과들이 자주 실리고 있다.
호흡기 관련 연구들은 Respiratory system 카테고리의 저널에 투고를 고려해 보는 것도 좋으며, 아래 저널은 이비인후과 의사에게도 추천될 수 있는 저널로 저자는 생각한다.
위의 호흡기 계통 카테고리 저널 중 American Journal of Respiratory and Critical Care Medicine (AJRCCM, 일명 blue journal)와 American Journal of Respiratory Cellular Molecular Biology (AJRCMB, 일명 red journal)은 미국 호흡기학회 (American Thoracic Society: ATS)에서 발행하고 있는데, AJRCCM은 주로 임상 혹은 중개연구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AJRCMB는 주로 기초연구 내용을 게재하고 있다. AJRCCM, European Respiratory Journal, Chest, Thorax 저널에서는 수면 관련 내용도 많이 게재되므로 인용할 만한 좋은 내용들이 많고 투고도 해볼 수 있다.
수면에 특정된 주제의 카테고리는 분류되어 있지 않지만 Clinical neurology 카테고리를 살펴보면 수면에 관련된 내용을 다루는 저널들이 있으며, Sleep Medicine Reviews, Sleep, Journal of Clinical Sleep Medicine, Sleep Medicine, Sleep and Breathing 등이 있다.
저널의 선정에 있어서 IF는 매우 중요한 척도는 분명하다. 그러나, 오랜 전통을 가진 훌륭한 저널들의 경우 IF가 높지 않거나 최근 다소 떨어졌다고 해서 좋은 저널이 아니라고는 결코 말할 수 없다. 가령 Journal of Physiology의 경우 현재 IF는 5.182 이지만, 1878년 창간되었고, 노벨상 수상자들의 연구가 다수 실렸던 매우 훌륭한 저널이다. Journal of Biological Chemistry의 경우 현재 IF 5.157 이지만 1905년에 창간되었고 매우 좋은 기초연구 내용들이 게재되고 있고 많이 인용되는 저널이다. 이들 저널들은 매우 엄격하고 까다로운 리뷰를 받는 경우가 많다. 최근 연구 트렌드의 변화로 환자 데이터가 포함된 질환 중심의 중개연구 내용을 다루는 저널들의 IF 가 상승하여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고 있지만 여전히 가까이 두고 살펴보아야 할 훌륭한 기초 저널들이다.
최근에는 온라인으로 게재되는 저널 수가 늘어나면서 저널을 이용하여 소위 돈을 벌고자 하는 predatory open access journal 저널들이 많이 생겨 주의를 요한다. 이들 저널들은 이메일로 저자에게 논문을 투고할 것을 권유하는 경우가 많으며, 제출시 간단한 형식적 리뷰를 거쳐 논문 게재료를 받고 논문이 게재되곤 한다. 특히 해당 저널이 SCIE이고 IF가 높은 것을 선전하면서 연구자를 유혹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표적 저널 중 하나로 Oncotarget저널이 있다. 이 논문은 결국 SCIE에서 퇴출되어 많은 연구자에게 피해를 끼친 사례가 있다.
이처럼 게재료를 내면 100% 게재되거나, 논문 투고수가 이유 없이 갑자기 많아지고, 자가 인용이 늘어나는 경우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 predatory 저널일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저널들을 감별하는 리스트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https://beallslist.net/)를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소중한 연구결과가 헛되이 빼앗기지 않도록 투고 저널을 선정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여 얻어진 연구결과를 좋은 논문에 게재하는 것은 모든 연구자들의 희망일 것이다. 최근에는 연구 트렌드의 변화로 중개연구가 강조되면서 임상의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 해졌고, 이비인후과 영역을 벗어나 다양한 카테고리의 좋은 논문을 작성할 수 있는 기회도 높아지게 되었다. 앞으로 학술계에서 더 비약하는 이비인후과의 위상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