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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NTian October 2022 W-ENTian October 2022

진료실 밖의 의사, 제약 의사 한국화이자제약 김소향

김소향 선생님은 동아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화이자에서 항암제 사업부에서 의학부 총괄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부산 백병원 임상 시험 센터, 베링거인겔하임, 아스텔라스 등에서 근무하였습니다. 임상 외에 다양한 분야에서 이비인후과 의사로서의 삶에 대해 소개 드리고자 합니다.

친애하는 대한 이비인후과 학회 회원님들

친애하는이라니... 읽으시는 분들의 머리속에 물음표가 수없이 떠오를 것 같습니다. 저의 귓가에, 누구 시죠? 무슨 일이신 가요? 라는 질문이 들리는 듯도 합니다. 제가 생각해도 대뜸 이긴 한지라, 여러분의 넓은 아량으로 이해를 구해봅니다. 하지만,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읽을 분들이 누구인지 떠올리자니 친근함을 담아 한번 불러보고 싶은 마음을 억누를 수가 없었습니다.

향수에 취해 혼자 너무 멀리 가버린 저의 감정선을 추스려 제자리로 끌어 놓으며 이야기를 시작해봅니다. 아, 거창했던 호칭과 달리, 특별한 안건이 있거나 대단한 공표를 할 일은 없습니다. 짧은 이 글을 읽고 나시면, 몇몇 분들 정도는 저의 막연했던 친근감 어린 호칭에 대해, 아 그럴 만도 했구나 이해해 주실지도 모를, 소소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2011년도 전문의를 얻은 이비인후과 의사입니다. 그리고 11년이 지난 2022년 현재, 저는 다국적 제약회사 한국지부의 의학부에 몸담고 있습니다. Medical lead in medical affairs, 다국적 제약회사의 제약의사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의학부의 제약의사. 임상에서 의술을 펼치고 계신 많은 분들께는 조금 낯설 것 같습니다.

이 지면을 빌어 제가 나누고자 하는 이야기는 바로, “의학부”, 그리고 “제약의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낯선 단어들에 대해 한번 들어 보심이 임상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여러 의사분들이 널리 환자를 이롭게 하는 일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를 바래 보며 이야기를 시작해 봅니다.

코로나19 관련 약제들을 떠올려 봅니다. 다양한 백신과 약제가 개발되어 나왔습니다. 현재의, 코로나 백신과 치료를 떠올려 보면 아직 다양한 연구들이 공존하는 상태로, 전세계가 함께 따를 수 있는 상황 별 가이드를 떠올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양한 여러 백신 별 효과는 어떻게 다른 것인지, 이상반응은 어떻게 다른 것인지, 치료제는 누가 언제 복용하는 것이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는 것인지, 치료 현장에서 맞닥뜨려야 하는 경우의 수에 비해 연구 결과로 보인 데이터는 제한적입니다. 의과대학 학생시절 당연히 배우지 않았을 뿐 아니라, 단지 3년전만 해도 몰랐던 질환에 대해 제한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의사들은 의사결정을 하고 처방과 치료를 해야 합니다. 가끔 과연 올바른 의사 결정을 하고 있는 것인지 자문하게 되는 순간들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시간과 여력이 무한이 주어진다면, 백신별 약제별로 근거 임상시험을 모두 찾아 읽어보고 곱씹어 비교하면서, 최신 지견을 근거로 결정을 할 수 있겠습니다. 그치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처방했던 환자들의 실제 결과를 모아 추가적인 한국인에 대한 real world evidence를, 다양한 백신의 교차접종에 따른 효과까지 분석을 추가하여 의학지에 발표하여 코로나 치료의 발전에 이바지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게 어디 쉬운 일 입니까. 이런 신약 분야의 의학의 발전 정도가 점점 빨라지다 보니, 학생 때, 수련 때는 몰랐던 약제들을 처방해야 하는데, 데이터와 경험은 제한적이고, 새로운 작용기전의 약제들은 이상반응도 낯섭니다.

바로, 이런 때에, 의학부를 떠올리시면 됩니다.

약제에 대해 더 알고 싶을 때, 어떤 연구가 이루어져 왔는지, 최근 발표된 결과는 어떠 한지, 한국인에 대한 세부 정보는 있는지, 부작용 프로파일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어떠 한지 같은, 약제에 관련된 자세한 의학 정보를 얻고 싶을 때 도움을 드리기 위해, 의학부에서는 약제에 대한 균형 잡힌 객관적인 정보 전달을 위해 활동합니다. 의학부원들, members of medical affairs 은 특정 약제에 대해, 전임상 실험부터 이후 진행되었던 대부분의 임상 시험 정보에 대해 알고, 현재 진행중인 임상에 대해서도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를 의학저널에 발표된 객관적인 자료를 기반으로 전달 드립니다. 연구 결과와 함께, 다양한 추가 하위 분석 결과와 같은 자세한 정보를 알고 싶을 때, 이런 순간에 의학부를 떠올리시면 됩니다.

연구 결과 등에 대한 정보 전달과 함께 new data generation 도 의학부의 중요한 활동입니다. 환자 치료에 필요한 정보인데, 연구되어 발표된 자료가 없다면, 이때도 의학부를 떠올리시면 됩니다. 임상에서 필요한 정보이지만, 아직 연구되어 발표된 적이 없는 중요한 데이터라면, 의학부는 허가 후 임상 연구를 통해 새로운 근거 자료를 만들기도 합니다. 이 과정은 회사주도의 연구일 때도 있고, 연구자 주도의 연구일 경우도 있습니다. 연구자 주도 임상 연구나 real world evidence generation 연구에 대해 계획하실 때, 회사와 함께 할 수 있는 연구일지 아닐지 궁금하시다면 이때도 의학부가 의논을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연구에 투자되는 자원은 제한적이다 보니 전세계 연구자들의 연구 제안들과 한국에서의 연구 제안이 경쟁상태에 놓이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의 연구가 더 경쟁력을 키워 전세계의 다양한 연구 제안들 중 상위로 선택될 수 있기를 저는 바라고 있기도 합니다.

최근 Cancer staging에 대해 흥미 있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Ct DNA(circulating tumor DNA), minimal residual disease 분야의 발전은 어느새, cancer staging에서 early stage 와 metastatic disease 와 다른 new stage를 하나 더 만들어야 되는 것이 아니냐는 논의로 진행되고 있는 듯합니다. 현재 기준상 non-metastatic stage로 진단되는 몇몇 암종들이 Ct DNA 양성인 경우 metastatic stage 와 비슷한 예후를 따라가는 연구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는 거죠. 가까운 미래에 image finding 이 주로 고려되던 cancer staging의 변화가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암 종 제거 술 후 specimen margin 침범의 유무만큼이나, CtDNA 의 양성유무가 예후 예측과 치료 결정의 중요한 인자가 될 것 같기도 합니다.

이렇게 의학은, 점점 더 다양한 방법으로, 쉬지 않고, 변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임상시험, 임상연구와 실제 환자에게 적용 사이의 속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임상, 신약과 의사를 이어주는, 더 나아가 약과 환자를 바르게 이어주어야 함의 필요성이 같이 높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겠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이어주는 의학부의 역할이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저는 의학부에 몸 담으면서 환자로 부터는 조금 멀어졌습니다. 하지만, 어쩌다 아직 마음속 고향이 이비인후과에, 진료실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을 문득문득 깨달을 때면 내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기도 합니다. 진료 현장을 떠났지만 여전히 저에게는 선배님, 동료, 후배 같은 이비인후과입니다. 관련된 뉴스 기사를 쫑긋하며 관심 가지고, 학회도 기웃거려 봅니다. 이비인후과 영역에서 신약을 개발하고, 새로운 약제를 통해 이비인후과 의사분들을 만나 뵈는 장면을 상상해 보기도 합니다.

제가 제약의사로의 삶을 계속 살게 될까, 다시 이비인후과 의사로의 삶을 살게 될까에 대해 분명하게 대답하지 못하겠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이렇게나마, 마음속 고향에 계신 이비인후과 학회 회원님들께 자그마한 응원을 보내고, 친애하는 마음을 담아 가만히 띄워도 봅니다. 지금 저의 자리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 또한 기쁜 마음으로 향하겠습니다.

친애하는 이비인후과 학회 회원님들, 의학부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면 떠올려 주시고, 건승 하십시오.

김소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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