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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NTIan August 2020 W-ENTIan August 2020

핑거스타일(finger style), 새로운 기타의 세계 – Part. 2 연세이비인후과 심지성

심지성

핑거스타일 음악들은 실로 다양한 주법으로 연주가 된다. 이번 지면에서는 그 중에서도 조금 특별한 연주 기법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하모닉스(harmonics) 라고 하는 주법이 그것이다. 하모닉스의 사전적 의미는 <현악기의 특수한 주법에 의해 얻어지는 음. 줄 위의 한 점에 가볍게 손가락을 대고 인공적으로 진동의 마디(node)를 만들어 배음(倍音)을 얻는 방법(파퓰러음악용어사전 & 클래식음악용어사전 인용)> 이다 (딱 봐도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겠다).

하모닉스라는 주법을 이해하려면 우선 현악기의 기본 특징에 대해 알아야 한다. 현악기는 현의 진동에 의해 소리를 발생시키고, 발생되는 소리의 주파수(음역)를 결정 짓는 것은 현의 재질과 장력의 강도이다. 어쿠스틱 기타는 다른 현악기와 마찬가지로 현의 재질이 정해져 있고, 각 현은 일정한 장력으로 당겨지고 있으니 낼 수 있는 음의 영역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하모닉스 주법을 이용하면 같은 듯 다른 소리를 얻을 수 있다. 약 2옥타브 위의 소리, 거기에다 맑게 울리는 종소리 같은 음색. 하모닉스 주법은 핑거스타일의 표현을 다채롭게 해 주는 역할을 한다.

핑거스타일 음악들을 보면 하모닉스 주법이 상당히 많이 이용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보통은 인트로(곡의 도입부) 에 사용되거나 연주 중간중간 추임새처럼 사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직접 들어보는 게 빠르다. 먼저 들어볼 곡은 Tommy Emmanuel 의 <Somewhere Over The Rainbow> 이다. Tommy Emmanuel> 은 핑거스타일 계의 거장이자 대통령(?) 같은 분이다.

곡의 도입부 1분 가량 및 후반부 40초, 중간의 에드립 부분은 전부 하모닉스 주법으로 연주가 되고 있다. 보통의 기타연주에서 들리는 소리보다 더 청량한 음색, 물방울 같은 음색을 낸다. 마치 비가 내리는 듯한 느낌의 인트로 연주로, 곡의 느낌을 더 잘 살려주는 편곡이라고 생각된다.

어떤 곡은 연주의 절반 이상이 하모닉스 주법으로 이루어져 있기도 하다. 호주의 기타리스트 Alan Gogoll 은 하모닉스 주법을 무척 애용하고 또 잘하기도 한다. 본인이 독창적으로 만든 ‘벨하모닉스’ 라는 하모닉스 주법도 있다. Alan Gogoll 의 <Bell’s Harmonic> 들어보겠다.

종소리 같기도 하고 오르골이 울리는 소리 같기도 한 맑은 음색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이어서 들어볼 곡은 역시 Alan Gogoll 의 <Mulberry Mouse>

제목처럼, 작은 생쥐 한 마리가 쪼르륵 달려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경쾌하고 빠른 하모닉스 속주가 인상적인 곡이다.

퍼커션(기타를 두드려 드럼 같은 효과를 얻는 것) 과 스트럼(전체적으로 줄을 긁는 것), 거기에 동시에 하모닉스 주법까지 사용하며 환상적인 연주를 하는 또 다른 핑거스타일 연주가가 있다.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브라질의 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 Daniel Padim 이 그런 연주가다. 그의 연주 <Harmonics Got Crazy>.

종합적인 모든 주법의 완성도가 높을 뿐 아니라 여러 가지 주법을 동시에 사용해서 마치 기타 2대가 합주를 하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다음 곡 역시 풍부한 주법들이 사용되는 곡으로 적재적소의 하모닉스 사용이 곡의 완성도를 더 높여준다. Daniel Padim 의 <Song For a King>

하모닉스 주법은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하프 등 다양한 현악기에서 사용되는 주법으로 딱히 기타에 국한된 주법은 아니다. 하지만 필자가 생각하기엔 하모닉스는 핑거스타일의 다양한 주법 및 표현방식들과 조합되었을 때 그 임팩트가 더 강해지는 것 같다. 물론, 위의 연주자들이 너무나 편하고 자연스럽게 하모닉스 주법을 연주하기 때문에 언뜻 보기에 어렵지 않은 주법 같아 보이지만, 정확한 위치에 손가락을 가볍게 올린 듯 마는 듯 하게 톡 쳐주듯이 해야 맑은 소리가 나기 때문에 기타 좀 쳐봤다고 생각하는 필자도 어렵게 생각하는 주법이라는 것을 알아주시면 좋겠다. 말이 나온 김에 비루한 기타 실력을 좀더 갈고 닦아 언젠가는 타 연주자의 연주 아닌 필자의 연주를 링크 걸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꿈꾸며… 기타 연습을 하러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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