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오늘의 시대 즉, 21세기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스카이캐슬’류의 스펙 쌓기를 규제하는 법과 제도를 도입하자는 주장은 역사적 관점에서 퇴행을 의미한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스카이캐슬’류의 스펙 쌓기는 그 과정이 불법이냐 적법이냐의 문제를 넘어서는 문제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스펙을 쌓는 동안 어떠한 사연이 있었다 하더라도 스펙 쌓기를 통한 성과는 성과를 창출한 그 순간까지 머물게 할 뿐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학생 자신의 역량이 아니라 제3자의 역량을 동원하여 스펙을 만들었다면 법과 제도로써 그런 행위를 응징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망가뜨리거나 발전적인 역량을 형성할 기회를 놓치는 형벌 아닌 형벌을 받게 되므로 법과 제도로써 응징하는 것은 사회적 비용만 낭비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우리 사회는 ‘스카이캐슬’이 던지는 신드롬을 통해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요즘 아이들’은 어떤 특성을 가졌는지? 내 아이는 어떤 아이인지?에 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말 내 아이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받아드리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소위 요즘 아이들의 특성 중 가장 우려되는 것 중 하나는 양극화 현상이다. 관심이 있거나 잘 하는 것은 놀라울 만큼 역량을 발휘하고 있지만, 반면에 관심이 없거나 본인의 진로에 별로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놀라울 만큼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어렸을 때 편식하지 않고 고르게 기초교육(Basic and General education)이 이루어져야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직업을 가지고자 할 때, 직무를 수행할 때 대처 능력이 발휘가 될 것이다. 이미 우리 사회는 초지능, 초연결, 초융합의 시대에 진입하여 스펙 쌓기, 불균형적인 교육 시스템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운명이어야 한다.

부모와 학부모의 역할 사이에서…

딸이 대학에 입학하기까지 키우면서 부모로서의 역할과 학부모의 역할 사이에서 고민을 한 경험이 많았다. 특히 교육학을 전공한 교수로서 어떻게 키우는 것이 가치있는 것인지 혼돈스럽기까지 했고, 딸에게 미안하다라는 말을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부모와 학부모의 역할이 대척점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순간에는 내적인 갈등을 일으키면서 무엇인가를 선택했어야만 했다. 그래도 끝까지 딸을 믿고 지켜본 것이 참 다행이었다라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유사한 생각과 경험을 한 부모가 우리 사회에 많이 있을 것이다.
과거 산업사회에서 공부를 한 세대인 부모의 성공 공식을 따르면 미래 우리 아이들 앞에는 탄탄대로가 펼쳐지게 되는 것일까? ‘스카이캐슬’에서와 같이 대학에서도 온갖 스펙을 쌓아서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만이 소위 잘~~ 사는 것일까? 입시에서는 무언가를 써서는 안되고, 보아서도 안된다는 블라인드 평가를 통해 학생을 선발하라고 하는 제도를 도입하였고, 실제 교육현장에서는 이런 입시에 통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며, 대학에서는 어떻게 이런 내용도 배우지 않고 입학을 할 수 있었을까라고 하면서 탄식을 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모습의 사회를 물려주고자 하는지, 어떤 가치를 물려주고자 하는 것인지 교육현장에 있는 사람으로서 고민이 되고 안타까울 뿐이다.
이미 각종 매체를 통해 알려진 대로 지금의 시대를 4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부르고 있다. 제1차 산업혁명은 증기기관이라는 파괴적 기술을 통해 산업혁명을 일으켰고 나아가서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사회 구조를 형성하였다. 파괴적 기술의 등장은 단지 산업적 혁명을 형성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종국에는 교육 시스템을 포함하여 새로운 사회 구조를 만들어 내었다. 2차 산업혁명은 전기와 내연기관의 등장으로 야기되었고, 3차 산업혁명은 컴퓨터와 인터넷의 등장으로 야기되었다.
이와 같은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이 있었고, 우리가 그 역량을 갖추어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시대에서 요구하는 역량은 과연 무엇이고, 어떻게 키워야 우리 세대가 살아왔던 것보다 더 잘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새로운 시대의 핵심 가치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핵심 가치를 요구하고 있다. 바로 초지능(super-intelligence), 초연결(hyper-connectivity), 초융합(hyper-convergence)이다. 초지능이란 인간지능과 인공지능의 협력을 통해 서비스 활동의 질적인 향상, 즉 최적의 의사결정을 통해 문제 해결 등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량을 의미한다. 초연결은 사람, 사물 등 개체 간의 상호 연결성이 확장됨을 말하며, 이는 곧 실시간 데이터 공유가 질적 및 양적으로 크게 확대됨을 의미한다. 초융합은 초연결 환경의 조성으로 이전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서로 다른 기술과 산업 사이의 결합이 촉진되어 새로운 융합 산업 출현이 촉진됨을 의미한다.
이러한 새로운 가치가 실제로 사회 속에서 구현됨에 따라 학자들 사이에서는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의 대립되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디스토피아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2030년까지 20억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거나(토마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장), 혁신 속도가 너무 빨라 대응 정도에 따라 양극화가 심화된다거나(톰 스탠디지, 이코노미스트 편집장), 로봇의 등장으로 실직한 청년들의 빈곤이 심각하다고(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 주장하고 있다. 반면에 유토피아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지난 200년간 기술이 전체 일자리를 줄인 적이 없다거나(토마스 하이, 위스콘신대 교수), AI로 인해 신제품과 신산업이 창출되어 오히려 일자리가 증가한다거나(조엘 모키어, 노스웨스턴대 교수), 근로시간은 줄고 여가는 늘어나 인간의 행복은 향상된다고(할 베리언, 구글 수석경제학자) 주장하고 있다.

새 시대의 새로운 교육역량

2015년 한국교육헉술정보원(KERIS)포럼에서는 사회환경의 변화로 2015년에 요구된 교육적 역량이 2020년에는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여주었다.

Top 10 skills

in 2020

• 1. Comples problem Solving
• 2. Critical Thinking
• 3. Creativity
• 4. People Management
• 5. Coordinating with Others
• 6. Emotional Intelligence
• 7. Judgment and Decision Making
• 8. Service Orientation
• 9. Negotiation
• 10. Cognitive Flexibility

in 2015

• 1. Conplel Problem Solving
• 2. Coordinating with Others
• 3. People Management
• 4. Critical thinking
• 5. negotiation
• 6. Quality Control
• 7. Service Orientation
• 8. Judgment and Decision Making
• 9. Active Listening
• 10. Creativity

초지능, 초연결, 초융합 시대의 교육역량은 과거와 다른 새로운 교육역량을 요구한다. 그것은 혁신적 기술의 활용 능력, 이질적인 집단과의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 자율적 행동 능력 등을 발휘할 수 있는 비판적 사고능력, 창의력, 사회정서지능, 인지적인 유연성 등을 의미한다. 지식과 경험의 단순한 축적은 이제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 인공지능이 훨씬 더 잘할 수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100대 기업에서 선호하는 인재상은 2008년에 창의성이 1위였으나, 2013년 도전정신을 거쳐서 2018년에는 소통과 협력이 1위를 차지하였다. 이미 산업현장에서 새 시대의 핵심가치를 반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인재상의 변화를 보더라도 ‘스카이캐슬’류의 교육역량을 구현함에 있어 적법이니 불법이니 하는 논란의 중심에서 우리의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니 새로운 교육역량의 강화에 더 매진하는 노력이 옳을 것이다.

100대 기업의 인재상 변화

순위

• 1.
  • 2008년 : 창의성
  • 2013년 : 도전정신
  • 2018년 : 소통, 협력
• 2.
  • 2008년 : 전문성
  • 2013년 : 주인의식
  • 2018년 : 전문성
• 3.
  • 2008년 : 도전정신
  • 2013년 : 전문성
  • 2018년 : 원칙, 신뢰
• 4.
  • 2008년 : 원칙, 신뢰
  • 2013년 : 창의성
  • 2018년 : 도전정신
• 5.
  • 2008년 : 소통, 협력
  • 2013년 : 원칙, 신뢰
  • 2018년 : 주인의식
• 6.
  • 2008년 : 글로벌역량
  • 2013년 : 열정
  • 2018년 : 창의성
• 7.
  • 2008년 : 열정
  • 2013년 : 소통, 협력
  • 2018년 : 열정
• 8.
  • 2008년 : 주인의식
  • 2013년 : 글로벌역량
  • 2018년 : 글로벌역량
• 9.
  • 2008년 : 실행력
  • 2013년 : 실행력
  • 2018년 : 실행력

※자료: 대한상공회의소

성공하고 행복한 사람들의 공통점

결국, 미래사회를 지향하기 위해서는 ‘통섭형 인재’, ‘협업형 인재’, ‘지능정보 인재’, ‘네트워크형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통섭형 인재는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넓게 이해하고 이를 엮어내는 능력, 사회적 가치를 알아보고 실제 의미가 있는 문제해결 방법을 만들어 내는 능력, 그리고 우리가 함께하는 사회에 대한 이해와 자신의 전문 영역을 넘어설 수 있는 모험심을 갖춘 인재를 의미한다. 협업형 인재는 다양한 영역의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결합을 시도할 때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능력, 새로운 관계를 받아들이고 과감한 협업을 시도할 수 있는 유연함, 그리고 협업을 위한 인성을 갖춘 인재를 의미한다. 지능정보 인재는 비일상적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통합할 수 있는 융합적 사고 능력을 갖춘 인재를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네크워크형 인재는 인재들을 모으고 서로 연결해 주는 능력, 고립이 아니라 서로 소통하고 정보를 흘러가게 하는 역할, 그리고 소통의 능력을 갖추고 사람들의 협의를 도출하며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어넣는 공감 능력을 갖춘 인재를 의미한다.
학교성적, 교과외활동 실적 등 ‘스카이캐슬’류의 교육역량은 지식과 경험의 축적을 바탕으로 주어진 목표에 도달하는 내지능(Intelligence)을 다양한 인지적 literacy역량과 소통, 협력, 호기심, 회복탄력성(resilience) 등의 사회정서역량을 통해 초지능, 초연결시대에 적용, 융합할 수 있는 외지능(Extelligence)을 발휘할 수 있게 가정, 학교, 사회에서 적절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성공하고 행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이미 잘 알고 있다. ‘스카이캐슬’류의 성과 즉, 기록으로 나타나는 성과를 통해서는 변화 속도가 빠르고 경쟁이 치열한 사회 속에서 행복감을 가지기 어렵다. 성공하고 행복한 사람은 자신이 추구하는 일에 의미가 있는 것을 확신하고, 일과 사생활 사이에 조화를 이룬다. 나아가서 한두 명의 멘토 또는 코치를 가진다면 금상첨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