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대한민국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전체의 약 19%(973만 명)를 차지하며, 사상 최초로 70대 이상 인구(632만 명)가 20대(620만 명) 인구를 넘어서면서 초고령 사회로의 진입을 목전에 두고, 노년기 인구의 만성 질환 관리에 더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단순히 늘어난 수명이 아니라, 건강한 삶을 지키는 것이 중요해진 시대에 특히 치매는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고통받게 하는 여전히 완치가 불가능한 두려운 만성 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급격한 인구 고령화와 함께 치매 유병률도 높아지고 있으며 2021년 OECD 국가에서 평균 1,000명당 16명이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앞으로 40년 후 2060년에는 추정 치매 환자 수가 약 4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332만 명). 2021년 연령대별 치매환자 구성 비율은 80세 이상(63%), 70-79세(30%), 60-69세(7.1%) 순으로, 주로 60세 이상의 노년에서 발생하며 연령에 따라 유병률이 증가한다.
2011년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에서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한 코호트 연구를 통해 약 640여 명의 성인을 10년 이상 추적 관찰한 결과 정상 청력을 가진 성인에 비해, 치매의 발생 위험도가 경도 난청의 경우 약 2배, 중등도 난청의 경우 3배, 고도 난청의 경우 5배 증가함을 보고하였다. 이를 통해 난청이 인지 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함을 밝히게 되었고, 이어서 시행된 여러 후속 연구에서도 일관된 결과를 보이고 있다.
2017년부터 Lancet에 게재되어 올해까지 업데이트되고 있는 Dementia prevention, intervention, and care report에 따르면 치매 위험 요인 중 조절 가능한 14가지 인자 중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난청(7-9%)이며, 그 외에 난청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잘 알려져 있는 우울증(3%), 사회적 고립(5%) 등도 치매의 위험 요인으로 보고되어 난청을 해결하는 것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주요한 인자라고 제시되었다.
난청이 인지 기능 저하를 일으키는 기전은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으나, 실제로 난청에 의해 전반적 대뇌 피질의 위축이 발생하며 특히 청각 피질의 뚜렷한 변화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난청이 생기면 소리를 듣는 데에 필요한 집중력 요구량이 상승하게 되고, 제한되어 있는 인지 기능을 부족한 청각 및 의사소통에 사용하게 되면서 결국 인지 능력이 저하된다고도 한다.
보청기를 통한 청각 재활을 통해 난청을 극복할 경우, 기억 능력 및 사회생활, 인지 기능의 악화되는 속도가 감소될 수 있다. 심고도 난청 환자에서 인공 와우를 통한 청각재활로 중추 신경계의 대사가 활성화되고, 실제로 최근 인공와우 이후 시행한 MRI를 분석하였을 때, 인공와우 시행 전과 비교하여 수술 반대 측의 청각 피질이 실제로 부피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난청의 기간이 길어질수록 인지 기능 저하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난청의 악화 또는 청각 신경의 위축 등으로 인해 청각 재활의 효과가 감소할 수 있으므로 빠른 시기에 적극적인 재활이 필요하다. 환자의 청력 및 귀 상태에 따른 적절한 청각 재활을 제공하여 노년기까지 원활하게 의사소통하며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