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 Night Tennis를 들어 보신 적 있으십니까?
이비인후과인 중에 테니스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아 ENT는 Every Night Tennis의 약자라고 전공의 시절 전임의, 교수님, 동문 선생님들을 모시고 매년 테니스 대회를 할 때면 듣던 재미있는 얘기였습니다. 저는 대학교 1학년때 김광현 교수님께서 지도교수님이셨던 테니스 동아리에 들어가 처음 테니스를 접하게 되었고 그 당시엔 숨은 재야의 고수들이 많았지만 대중들에게 특히 젊은 사람들에게 엄청나게 인기있는 운동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백화점과 쇼핑몰에 테니스 메트로, 윌슨 같은 테니스 전문 매장이 들어서고 “내일은 위닝샷”과 같은 예능이 생길만큼 테니스의 인기가 아주 높아졌습니다. 저는 대학생 시절부터 메이저 테니스 대회를 즐겨보았는데 오늘 Part I에서는 보는 재미의 테니스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테니스 스코어 (Love-15-30-40-Advantage-Game)
왜 15-30-45가 아닌가? 왜 Zero가 아니고 Love인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이유에는 여러 가설이 있지만 초기 테니스게임에서 스코어를 셀 때 시계를 사용하였는데 긴 바늘을 15분씩 더해서 0-15-30으로 부르다가 듀스 이후 어드밴티지를 뜻하는 숫자를 찾을 수 없어 30분 이후에는 분침을 세등분하여 십분마다 올려 15-30-40-Advantage-Game이 되었다고 합니다. 또다른 가설에는 포티파이브가 길어 포티로 부르게 되었다는 이유도 있습니다.
또한 0는 계란모양으로 생겨서 프랑스어로 Loeuf이고 영어로는 Love로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세계 4대 메이저 테니스 대회
국제테니스연맹 (ITF: International Tennis Federation)이 관장하는 호주 오픈 (Australian open), 프랑스 오픈 (Roland Garros), 윔블던 챔피언쉽 (Championships at Wimbledon), US 오픈 대회를 테니스의 그랜드 슬램이라고 합니다. 호주 오픈은 매년 1월 가장 먼저 열리는 대회로 빅토리아 멜버른 올림픽 파크 하드코트에서 열리고, 2018년 우리나라의 정현 선수가 준결승까지 올라 돌풍을 일으켰던 대회입니다. 롤랑 가로스는 매년 5월 앙투카 (en-tout-cas)라고 불리는 불에 구워 분쇄한 붉은 흙이 특징인 클레이 코트에서 열리는데 다른 대회와 달리 비디오 판독을 하지 않고 심판이 바닥에 남은 자국으로 판독을 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윔블던은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테니스 대회로 잔디코트가 특징이고 경기에 참여하는 모든 선수들은 복장을 반드시 흰색으로 통일해야 하는 엄격한 규칙으로 유명하며 올해는 7월 1일부터 본선이 시작되었습니다. US 오픈은 미국 뉴욕에서 매년 8-9월에 열리는 마지막 그랜드 슬램 대회로 총 상금이 가장 높은 대회이고 최초로 타이브레이크와 호크아이 (Hawkeye)라는 컴퓨터 판독 시스템을 도입한 대회입니다.
타이브레이크 (Tie Break): 2게임 차이가 나야만 경기가 끝나 한 세트에 몇 시간씩 걸리던 방식(2010년 윔블던에서 총 11시간 5분동안 경기가 진행되었고 마지막 세트가 70-68이었음)에서 타이브레이크는 매 세트에서 게임 스코어가 6-6이 되었을 때 7점을 먼저 따내면 승리하는 방식으로 경기시간을 줄이게 해주었습니다. 윔블던에서는 마지막 세트(남자는 5세트, 여자는 3세트)가 12-12가 될 경우 타이브레이크를 적용하다가, 2022년부터는 모든 그랜드 슬램에서 매 세트 6-6에서는 7포인트, 승패가 결정되는 마지막 세트에서도 6-6이 되면 10포인트 타이브레이크로 승자를 정하는 것으로 통일되었습니다.
챌린지 시스템: 선심의 인아웃 판정을 인정할 수 없는 경우 이의를 제기하고 비디오 판정을 요청하는 것으로 선수에게 한세트당 3회씩 기회가 주어집니다. 호크아이는 영상으로 공의 움직임을 추적해서 공정한 판정을 가능하게 해주는데 챌린지로 판정이 번복되면 계속 요청할 수 있고 심판이 판정이 맞다면 횟수가 줄어들게 됩니다. 이를 보는 재미도 있는데 호주오픈에서는 2022년부터 선심을 모두 없애고 판독 기술로 대체되어 챌린지 요청 자체가 사라졌습니다
빅3 테니스 선수
테니스 역사상 최고의 퍼포먼스로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면서 남자 단식 황금기를 이끈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 (Roger Federer), 노박 조코비치 (Novak Dokovic), 흙신 라파엘 나달 (Rafael Nadal) 선수를 빅3라고 칭합니다. 이 빅3 선수들은 제가 처음 테니스를 배우던 2000년대 이래로 20년 이상 지금까지 테니스계의 정점에서 군림하였고, 페더러가 그랜드슬램 20승, 나달이 22승, 조코비치가 24승 타이틀을 거머쥐었습니다. 테니스의 G.O.A.T.가 누구인가는 논쟁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24승을 달성하고 아직까지 세계랭킹 2위인 조코비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2022년 페더러가 은퇴를 선언하였고, 나달이 은퇴를 하려다 본인이 14회나 우승했던 롤랑가로스 2024에 복귀하였지만 1회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즈베레프를 만나 패하였고, 조코비치 역시 롤랑가로스 2024에서 무릎부상으로 기권하면서 20년만에 빅3 없는 결승전이 열려 점차 빅3의 시대가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조코비치가 무릎 수술 4주만에 윔블던에 복귀하여 로봇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앞으로 야닉 시너, 카를로스 알카라스 같은 선수들이 다음세대를 이끌어 갈 듯합니다.
커리어/캘린더/골든 그랜드 슬램 (Carrer/Calender/Golden Grand Slam)
선수생활 중 4대 그랜드 슬램 대회에서 최소 1번 이상씩 우승하는 걸 커리어 그랜드 슬램이라고 하고, 한해동안 4대 그랜드 슬램을 모두 우승하는 것을 캘린더 그랜드 슬램, 같은 해에 올림픽 금메달까지 획득하는 경우 골든 그랜드 슬램이라고 합니다. 역사상 골든 그랜드 슬램은 1988년 슈테피 그라프 한명 뿐일 정도로 아주 어려운 일이고, 올림픽은 매년 열리지 않기 때문에 여러 해에 걸쳐 4대 메이저대회 우승과 올림픽 금메달을 딴 선수까지 포함하면 안드레아 애거시, 라파엘 나달, 세레나 윌리엄스가 있습니다. 캘린더 그랜드 슬램 달성자는 돈 버지, 로드 레이버, 모린 코널리, 마거릿 코트 네명 뿐입니다. 2021년 조코비치가 1969년 로드 레이버가 달성한 이후 52년만에 캘린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할 뻔하였으나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윔블던을 모두 우승하고 US 오픈 결승까지 올랐으나 메드베데프에 패배하면서 실패하였습니다. 벤치에서 눈물을 흘리던 모습이 기억나네요.
앞으로 그랜드 슬램 테니스 경기가 열리면 함께 즐겨보시길, 최근 중계를 맡고 있는 TVN에서 하이라이트 영상이 아주 잘 편집되어 있으니 추천드리며, 다음 Part II에서는 직접 즐기는 테니스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