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차 이비인후과 종합학술대회가 지난 2024년 10월 10일부터 12일까지 경주 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성공리에 개최되었습니다. 최근 국내 의료계의 지속적인 위기 상황으로 인해 많은 전공의들의 참석이 제한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전국에서 700여 명의 참가자들이 경주에 모여 지식 교류와 우애를 다지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신라 왕조의 고도, 경주는 첨성대, 동궁, 불국사 등 풍부한 역사적 유적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함께 품고 있었습니다. 마침 학술대회 기간 청명한 가을 날씨와 더불어 고즈넉한 경주 분위기는 이번 종합학술대회를 보다 특별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개회식은 경북대학교 김정수 대회장님의 환영사와 대한이비인후과학회 이준호 이사장님의 인사말로 시작되었습니다. 이어 포항공대 김철홍 교수님께서 기조강연으로서 요즘 많은 의사들과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의사-공학자 양성과 바이오헬스 산업의 발전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해 주셨습니다. 해당 강연은 최근 바이오헬스 산업의 글로벌 트렌드를 조망하며 의사-공학자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의학과 공학의 융합에 대한 의미와 중요성을 알기 쉽고 현실적으로 말씀해주셨습니다.
간친회에서는 그동안 방송 및 라디오 진행 등으로 많이 접한 바리톤 ‘정경’님의 오페라마 공연으로 흥겨운 저녁이 이어졌습니다. 그동안 어렵고 무겁게만 느껴졌던 클래식에 대해 지루할 틈 없이 이야기를 풀어내며 진행되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음악에 빠져들었습니다. 특히 슈베르트의 ‘마왕’을 열창하는 순간, 다들 퍼포먼스에 압도되며 분위기가 절정에 달했습니다. 더불어 그동안 자주 못 뵈었던 동료 및 선후배님들과 한자리에 모여 친목과 우애를 나눌 수 있어서 참으로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간친회 이후에는 Post Gala Tour가 진행되었는데 선선한 가을밤, 월정교, 첨성대, 동궁과 월지를 다 같이 산책하면서 신라의 달밤의 감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종합학술대회는 이틀 동안 대한이과학회, 대한비과학회, 대한두경부외과학회, 대한청각학회, 대한기관식도과학회, 대한후두음성언어의학회, 대한안면성형재건학회, 대한소아이비인후과학회, 대한수면호흡학회의 연합 학술대회로서 각 분과학회들의 개성 있는 다양한 세션들로 이비인후과학의 최신 트렌드를 공유할 수 있었고 심도 있는 토의를 통해서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었던 잘 조직된 매우 양질의 학술대회였습니다.
또한 최근 급격히 변화하는 의료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여러 교육 프로그램도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특히 인공지능을 이용한 논문 작성이나 코딩에 대한 강의는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참신함을 보여주었고 미술관에서 만나는 이비인후과나 근골격 질환을 예방하는 스트레칭 교육 프로그램도 많은 참가자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특히 이번 종합학술대회에서는 의료윤리특강, 교육연구특강, 필수평점 강의가 이틀 연속 진행되어 알찬 내용을 배움과 동시에 효율적으로 필수평점을 이수할 수 있었습니다.
청명한 가을 날씨, 쾌적한 HICO, 알찬 학술대회, 반가운 동료 선후배님들, TPO가 완벽했던 이번 종합학술대회에서 한 가지 매우 아쉬웠던 것은 다름 아닌 우리 전공의 선생님들의 부재였습니다. 지난 ICORL 준비과정에도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었던 의료환경이 우려되는 방향으로 흘러 이번 종합학술대회에서도 전공의 선생님들의 참여에 제한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이에 패기 넘치고 생기 발랄했던 수많은 구연 발표, 포스터 발표가 대폭 축소되어 우리 전공의 선생님들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졌고 그동안 계승 발전시켜왔던 이비인후과 학술적 유산을 어떻게 지켜나갈지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제31차 이비인후과학회 종합학술대회는 2025년 10월 23일부터 25일까지 대한민국의 중심 청주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교통의 요충지로서 올해와 마찬가지로 많은 선생님들께서 참여하실 것으로 예상되고 더욱 풍성한 프로그램이 준비되고 있어 많이 기대됩니다. 모쪼록 여러 어려운 상황이 잘 타개되어 이른 시일 내에 다시 예전의 활기와 웃음을 찾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사진1. 김정수 대회장님의 환영사와 이준호 이사장님의 인사말
사진2. 개회식 단체사진
사진3. 간친회 바리톤 ‘정경’님의 오페라마 공연
사진4. 동궁과 월지 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