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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거스타일(finger style), 새로운 기타의 세계 연세이비인후과 심지성

심지성

세상에는 수많은 장르의 음악들이 있다. 이를 표현하는 악기들 역시 다양하고, 각 악기들은 다채로운 주법들로 연주가 된다. 대체로 악기를 연주하는 방식은 어느 정도 정형화 되어있는 법이다. 예를 들어 피아노는 건반을 누르는 방식을 통해 소리를 발생시키고 소리를 조합해 화음을 만들며 연결하여 음악을 완성해 가는 식이다. 다른 악기들 역시 이 틀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현악기는 악기에 연결된 줄을 현을 통해 울리고 타악기는 악기를 두드려 리듬을 발생시키는 너무나 단순하고도 명확한 법칙. 그것이 악기의 연주에 대한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생각이다.

어쿠스틱 기타(acoustic guitar - 쇠줄로 된 현을 이용하는 기타) 연주 역시 마찬가지이다. 어쿠스틱 기타의 보편적인(대중적인) 사용 용도는 ‘반주’ 이다. 왼손으로 코드를 잡고 오른손으로 긁어주며 - 정식용어로는 스트럼(strum) 이라고 한다 - 노래를 부르는 기타 주법. 익숙하지 않은가?

그렇다. 고 김광석을 비롯한 유명한 포크송 싱어송 라이터들이 즐겨찾는 연주방식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기타연주 방식이다. 다른 방식의 기타 주법으로는 음을 연속해서 울리는 아르페지오(arpeggio) 가 있다. 어쿠스틱 기타 연주에도 사용되긴 하지만 클래식 기타의 연주에 많이 사용되는 주법으로 부드럽게 연결되는 화음을 특징으로 하며 반주처럼 쓰이기도 하고 연주곡에도 많이 쓰이는 주법이다. 간단히 생각해서 ‘알람브라 궁전의 회상’ 같은 클래식 곡을 떠올리면 되겠다. 이 외에도 트레몰로, 플라맹코 등 다양한 기타의 주법들이 있고 이를 이용해 여러 주옥 같은 곡들이 탄생되어 왔다.

이처럼 다양한 기타의 주법이 있지만 몇몇 기타 연주자들은 이런 주법만으로는 부족했는지, 기타를 이용한 다양한 방식의 연주를 시도하기 시작했다. 표현의 영역은 넓어졌으며 기타 한대로 정말 많은 것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고 이들로 인해 핑거스타일(finger style) 이라는 단어가 탄생하게 되었다. 핑거스타일은 엄밀히 말하면 음악의 한 장르라기 보다는 기타와 손가락을 이용한 표현(주법) 모두를 일컫는 넓은 표현이지만, 본문에서는 그 중 특색있고 색다르게 다가올 만한 음악들을 소개해 볼까 한다.

먼저 들어볼 곡은 일본의 신예 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 켄토 니시무라(kent nishimura) 가 편곡한 TOTO의 Africa 이다.

핑거스타일이란 이런 식이다.. 라고 시작하기 좋은 곡이다. 시작부터 기타를 두드리면서 시작한다. 기타 통을 두드려 드럼 리듬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멜로디 라인과 베이스라인을 함께 연주하고 원곡의 보컬파트, 기타솔로 부분까지도 성실히(?) 고증해 내고 있다. 개인적으로 TOTO 라는 밴드의 팬이며 Africa 라는 명곡의 분위기를 잘 살린 편곡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거기다 이 친구의 나이는 약관 17세…)

다음 곡으로는 이탈리아의 훈남 기타리스트 루카 스트리카뇰(Luca stricagnoli) 이 편곡한 TOTO 의 Hold The Line 이다. 일단 들어보자.

안정적인 퍼커션(기타를 두드리는 것)으로 마치 영상에 드럼 사운드를 덧씌운 듯한 느낌이 들 정도. 물론 자기가 다 두들기면서 친 것이다. 우리에겐 생소한 이름이지만 이 기타리스트는 독특한 연주 스타일과 혁신적인 연주 기법으로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어쿠스틱 기타리스트 이다. 온갖 독창적인 발상으로 핑거스타일의 영역을 한층 더 넓힌 기타리스트라고 생각된다.

연주를 하면서 기타 한대로는 부족하다고 느꼈는지, 다음 영상에서는 아예 두 대를 혼자서 연주한다(한대는 눕혀놓고 친다. 어찌되었든 혼자 하는 것은 맞다…). 곡 명은 Sweet Child O' Mine (Guns N’ Roses 원곡)

혼자서 퍼스트 기타, 세컨 기타, 드럼, 베이스까지 다 해먹는다고 해서 one man band 라는 별명으로도 불리고 있다. 이 기타리스트의 갈증은 끝이 없는지 자체적으로 기타공방과 협업해서 제작한 특이한 기타도 즐겨 연주한다.


<이걸 기타라는 범주에 넣어도 되는 것일까 의구심 마저 든다>

다음 들어볼 곡은 역시 루카 스트리카뇰의 Now We Are Free 이다. 영화 글라디에이터 OST 로 유명한 곡을 독자적으로 편곡했다.

순수한 핑거스타일 곡이라고 보기에는 여성보컬도 짧지만 참여하고 있고 기타 자체가 과연 기타라고 불러도 되는 것일까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핑거스타일의 다양하고 색다른 표현방식을 보여주는 영상이라 생각되어 첨부를 해 보았다.

본문에서 다룬 핑거스타일 음악들은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이다. 소개한 곡들은 밴드(다양한 악기의 합주)용 곡의 편곡버전이지만 실제로는 핑거스타일 자체 연주곡들이 훨씬 많다고 할 수 있다. 단지 새로운 음악의 형태를 접하는데 있어서 익숙하면서도 신선하게 다가올 만한 곡들을 고르다 보니 위의 선곡들이 되어버렸다. 격동적인 곡들뿐 아니라 서정적인 곡들도 많고 퍼커션이 들어가지 않은 곡들도 많으며 외국인들 뿐 아니라 한국에도 훌륭한 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들이 무척 많이 있다. 지면이 한정적이라 아쉽지만, 향후 기회가 된다면 더욱 다양한 핑거스타일 곡들과 연주자들을 알리고 싶다. 음악은 행복과 마찬가지로 공유할수록 커진다고 믿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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