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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NTian January 2021 W-ENTian January 2021

슬라이스를 이겨내고 더 나은 스윙으로 순천향의대 천안병원 박계훈

순천향의대 천안병원 / 박계훈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면서 같이 라운딩하는 동반자들의 스윙을 촬영하곤 하는데, 라운딩 후 식사 자리에서 즐거운 대화의 주제가 된다. 각자 스윙의 문제점을 확인해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을 얘기하는 과정은 마치 우리가 진료실에서 진단을 하고 치료방침을 결정하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주로 호소하는 증상으로 슬라이스와 같은 드라이버의 방향성 문제와 기대보다 짧은 비거리가 많은 경우를 차지하고, 이런 증상들은 상체 회전이 주도하는 스윙에서 주로 발생된다.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골퍼들은 어깨에 엄청난 힘이 들어가 있고 파워풀한 어깨 스윙으로 다양한 곳으로 공을 날리면서 필드를 넓게(?) 사용한다. 하체가 리드하는 스윙으로 바꾸려고 노력한다면 조금씩 나아질 텐데, 하체와 코어 근육의 힘이 부족한데다 바로 좋은 결과를 보이지 않으면 새로운 시도를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스윙을 바꾸는 건 쉽지가 않다. 좋은 스윙을 가지고 싶다면 엄청난 인내심이 필요하다. 문제점을 발견하고 어떻게 고치는지 알게 되더라도 한번 몸에 익은 스윙을 바꾸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100%의 풀스윙으로 공을 치면서는 단언하건데 스윙의 잘못된 부분을 절대로 고칠 수 없다.

스윙을 바꾸려면 평소 나의 스윙의 50% 정도의 스윙 스피드로 연습해야 고칠 수 있고, 공을 안치면서 빈 스윙 연습을 통해 문제점을 수정해 나가야 스윙이 좋아질 수 있다. 골프 선수들의 멋진 스윙들을 어렵지 않게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으므로 마음에 드는 선수와 본인의 스윙을 비교해 가면서 문제점을 찾고 교정해 나가는 노력을 한다면 조금씩 더 나은 스윙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번 기고에서는 지금까지 나를 포함한 동반자들의 스윙을 나름 분석하면서 가장 흔한 문제였던 ‘슬라이스’를 유발하는 골프 스윙의 문제점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골프 스윙을 고치고 싶다면 전문가인 골프 프로에게 레슨을 받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본인의 문제를 잘 이해하고 배워야 효과가 있을 것이므로 내 스윙은 내가 분석해보는 습관을 들여보자.

1. 어드레스에서 왼쪽 어깨가 열린 경우

의외로 많은 골퍼들이 보이는 모습이다. 공을 잘 보고 쳐야 된다고 생각해서 이런 셋업자세가 되는 것 같은데 드라이버 어드레스에서 티 위에 있는 공을 똑바로 쳐다보는 경우이다. 드라이버를 칠 때 공의 위치는 주로 왼쪽 뒷발꿈치 정도 인데 스탠스는 이렇게 선 후 몸은 공을 바라보고 완전히 열린 상태로 정렬하고 있다. 결과는 아웃-인의 스윙 궤도를 만들면서 공을 깎아치게 되고 슬라이스를 유발하게 된다. 이 상태로 구력이 쌓이면 뒤에서 얘기할 오버더탑 스윙이 안 고쳐지고, 임팩트 후 릴리즈가 되면 심한 훅이 나므로 본능적으로 팔을 안쪽으로 당기면서 치킨윙을 만들고 공을 밀어치게 된다. 스윙이 이렇게 되면 골퍼 본인 생각으로는 구력이 쌓이니 슬라이스가 안나고 나의 구질은 이제 페이드인데 힘껏 치는데도 거리가 안 난다고 한다. 그리고 가끔 정타로 잘 맞았는데 왼쪽으로 당겨지는 샷이 나오는 일이 생긴다고 한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동반자들에게 셋업 자세를 한번 봐달라고 해보자. 옆에서 얘기해주지 않으면 본인은 잘 모르고 목표방향으로 똑바로 정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어드레스가 몸에 익은 골퍼들이 제대로 된 어드레스를 하게 되면 어깨가 많이 닫혀 있는 느낌을 받을 텐데 이런 교정만으로도 슬라이스 구질이 없어지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앞으로는 드라이버 셋업시 드라이버 헤드를 스탠스의 가운데 위치에 두고 아이언 같이 셋업한 후 드라이버 헤드만 공 뒤로 움직여보자. 그리고 공을 바라보는 시선은 똑바로 말고 가자미같이 옆 눈으로 보는 습관을 해보자.

임팩트할 때까지 공을 보면 되지 티 위에 있는 공을 똑바로 볼 필요는 없다.

공을 보는 시선만 바꿔도 아웃-인 궤도가 되는 많은 문제를 교정할 수 있다.

  • (A)
  • (B)

그림1. 드라이버 어드레스 자세. (A)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 로리 맥길로이의 드라이버 셋업 자세로 목표 방향에 평행하게 자세를 취하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B) 드라이버 셋업 시 공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상체가 오픈되는 아마추어 골퍼의 자세로 out-in 궤도의 스윙을 유발한다.

2. 오버더탑 (Over the Top)

슬라이스를 치는 대부분의 원인은 오버더탑 스윙이다. 워낙 많기 때문에 인터넷 검색이나 유튜브에 오버더탑이라고 검색하면 어마어마하게 많은 레슨들이 나온다. 백스윙 궤도보다 더 가파르고 높은 궤도로 클럽 헤드가 내려오는 현상을 말하는 건데 결과는 아웃-인 스윙궤도가 되면서 심한 슬라이스를 발생시킨다. 골프를 친 적이 없는 사람에게 골프채로 공을 쳐보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오버더탑으로 스윙하는 걸 볼 수 있는데 어떻게 보면 지면에 있는 공을 내리치는 데는 자연스러운 동작일 것이다.

선수들의 스윙 궤적을 보면 명확한 차이가 보이는데 다운스윙으로 전환할 때 하체 턴이 먼저 일어나고 자연스럽게 백스윙 탑 자세에 있던 팔은 하체 턴에 따라 수동적으로 수직 낙하한 후 공을 타격하기 위해 움직이게 된다.

이와 달리 오버더탑 스윙은 백스윙 탑에서 바로 공을 치기 위해 상체가 공을 향해 직접 접근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하체 턴으로 다운스윙을 시작하지 못하는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다.

쉽게 말해서 클럽헤드는 떨어뜨리고 돌려줘야 되는데 그냥 공을 향해 달려들기 때문에 –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행동이지만 – 공은 깎여 맞을 수 밖에 없다. 오버더탑 스윙을 하는 골퍼들은 백스윙을 시작하는 테이크어웨이 단계에서 올바른 백스윙 궤도보다 뒤쪽으로 채를 움직이는 경우가 많은 걸 볼 수 있다. 앞서 말씀드린 왼쪽 어깨가 열린 셋업 자세와 세트로 일어날 수 있다. 이렇듯 골프스윙의 문제는 스윙 준비와 시작단계에서 잘못돼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서 순서대로 고쳐나가지 않으면 교정이 어렵게 된다. 가끔은 몸통 스윙을 한다는 것이 과도한 상체 위주의 스윙이 돼서 오버더탑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잘못된 스윙궤도를 수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인데, 오버더탑이 되면 이후의 모든 스윙이 엉망이 되기 때문이다.

본인 스윙을 측면에서 촬영해보고 백스윙 궤도보다 가파르고 높은 다운스윙 궤도로 클럽헤드가 내려온다면 무조건 고쳐야 된다. 조금만 찾아보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많은 드릴이 소개되어 있고 앞서 서두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공을 치지 않으면서 빈 스윙으로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교정을 위한 스윙은 항상 본인 풀 스윙의 50%정도로 해야한다는 걸 잊지 말자. 백스윙을 제대로 했으면 다운스윙은 하체턴을 하면서 채를 옆구리 정도까지는 수직 낙하하는 느낌으로 시작해야 한다. 연습장에서는 잘 하고 있는 것 같아도 막상 필드에서 공을 칠 때는 갑자기 오버더탑 스윙이 나타날 수 있어서 내 생각에 오버더탑은 어떻게 보면 평생 신경 써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그림 2. PGA 선수들의 백스윙 (red), 다운스윙 (green) 궤도를 보여주고 있다. 백스윙 궤도보다 다운스윙 궤도가 더 아래쪽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3. 오버더탑 스윙을 하는 아마추어 골퍼. 첫번째 사진에서 테이크 어웨이 할 때 클럽이 뒤쪽으로 빠지는 것을 볼 수 있고 백스윙(red) 궤도보다 다운스윙(green) 궤도가 더 위쪽으로 내려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 사진에서 클럽의 릴리즈가 안되는 모습을 보인다.

또 한가지 유념해야 될 문제가 임팩트 존에서 똑바로 치려고 생각하는 것이 오버더탑 스윙을 만들고 슬라이스를 유발하는 것이다.

임팩트 존에서 스퀘어로 클럽페이스가 맞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연습스윙 시 임팩트존에서 똑바로 클럽이 움직이는 연습을 하는데 실제로 공을 치면 슬라이스가 난다. 연습장에서 보면 이런 문제로 고민하는 골퍼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얼굴을 보면 ‘ 나는 똑바로 치는데 왜 슬라이스가 나지? ‘ 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어깨 움직임만 사용해서 클럽이 움직이면 임팩트존에서 똑바로 움직이는 것 같아 보이지만 풀스윙으로 공을 칠 때는 하체턴이 같이 생기므로 어깨 움직임으로 똑바로 움직이던 클럽 페이스는 실제 스윙 시 바깥에서 안으로 들어오게 된다. 오히려 in-out 스윙을 한다고 생각해야 하체 턴에 의해 스퀘어로 공이 맞게 된다. 공 하나를 인-아웃 궤도로 클럽이 움직이는 길에 두고 연습을 해보자. 똑바로 치려는 생각을 버려야 공은 똑바로 갈 수 있다. 정리해서 말하면 다운스윙할 때 클럽을 떨어뜨리고 돌려 쳐야 슬라이스를 극복할 수 있다.

그림 4. 좌측 그림처럼 똑바로 치려고 하는 생각이 슬라이스를 유발하게 된다. 상체 스윙이 우측 처럼 in-out 궤도를 만드려고 해야 하체턴에 의해서 공은 스퀘어로 맞게 된다.

슬라이스를 이겨내는 건 골프를 시작하는 사람이 모두 겪는 고통이고, 이를 통해 골프 스윙을 더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완전히 슬라이스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타이거 우즈도 자주 치니까.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스윙을 교정하려면 인내심이 필요하고 50% 힘으로 하는 느린 스윙으로 교정해야 한다. 연습장에 자주 간다고 골프를 잘 치게 되는 건 아니다. 특히, 한시간 연습하는 동안 공을 200-300개씩 치는 건 연습이 아니라 에너지 소모라고 할 수 있다. 내 스윙의 문제점을 정확히 확인하고 이를 교정하기 위한 방법을 공부한 후 하나씩 공을 칠 때마다 생각하면서 연습해보자. 부족한 글이었지만 더 나은 스윙을 갖고 싶어하는 골프 애호가들에게 작게 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글을 맺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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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CKO
어느 유튜브 레슨보다도 주말골퍼의 고충을 잘 짚어주신 글입니다. 인아웃 스윙은 바깥쪽으로 클럽을 던져야하기에 용기(?)가 좀 필요한 것 같습니다.
(2023-05-05 22:15) 수정 삭제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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